[발행인 칼럼] 화합과 변화는 말뿐인가?
[발행인 칼럼] 화합과 변화는 말뿐인가?
  • 장성투데이
  • 승인 2023.11.1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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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에 빨간불이 여기저기 깜박인다.

신호등 얘기가 아니다. 신호등은 시간주기로 바뀌면서 다음 신호에 기회를 준다. 녹색신호•노랑신호•적색신호. 한마디로 신호별로 각자소통 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장성군의 신호등은 건강하지 못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잃어가고 신호도 불규칙적이다. 민원을 보살펴야할 사람한테 수의계약 권한을 주니 민원업무 보다 특정업체에게 수의계약 밀어주기가 여기저기서 자행되고 있다. 관내업체 보다는 타지 업체에게 수의계약을 밀어주는 것은 부지기수다.

특히 심한 건 군청홈페이지에 공고되지 않은 관급자재 계약 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관급자재도 수의계약과 동일하다. 관급자재 납품은 특정인이 마음대로 계약하고 이뤄질 수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을 더한다.

최근 수주된 몇몇 관급공사에서는 관내 소재지 업체가 있음에도 굳이 타 지역 업체를 선정해 계약을 체결해 관내 업체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들 업체는 “가뜩이나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인데 일감마저 없으니 죽을 맛”이라며 하소연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지역 업체로 장성군에 세금을 내며 지역민들을 고용해 지역경제에 이바지 하고 있음에도 장성군으로부터 소외받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필암서원 유물전시관 및 집성관 홍보실 전시연출 설계 및 제작설치 사업의 기본설계용역의 경우 연고가 전혀 없는 경기도 성남업체에게 수의계약으로 밀어줘 종이 몇 십장의 규격서로 납품했고 이 사업의 낙찰은 결국 서울업체에게 낙찰됐다.

19억이나 되는 예산을 5개 업체에게 지명경쟁 입찰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면 기가 찰 노릇이다. 통상적으로 거의 대부분 제안서에 의한 협상의 계약으로 입찰을 진행한다.

즉 입찰참가자로부터 제안서를 제출받아(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시행령) 제43조 및 [지방자치단체 입찰시 낙찰자 결정기준] 제7장(협상에 의한 계약 낙찰자 결정기준)에 따라 제안서 평가위원회를 구성•평가하여 평가결과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협상절차를 통하여 낙찰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후 업체는 각종제안서를 꼼꼼히 다듬고 설계 및 디자인을 수천만 원 자비를 부담하면서 제안서를 만들어 입찰에 응찰하게 된다. 서로 경쟁하다보니 더 좋은 아이디어로 제안서를 만들어 평가위원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기위해 숙고에 숙고를 더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장성군은 좋은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를 선택해 예산이 아깝지 않게 필암서원 유물전시관 및 집성관 전시실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이번 방식은 미리 업체를 지명경쟁방식 입찰로 정해 계약해놓고 일을 진행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달랑 규격서만 가지고 말이다. 이런 입찰 방식을 누가 처음부터 결정했을까? 19억이나 되는 예산을 말이다.

필암서원은 세계적 문화유산이며 국가적 역사유물이고 우리 장성의 귀한 문화유산이다. 한 사람이 임의로 좌지우지할 일이 아니다.

후손대대로 남을 우리 유산에 쓰이는 예산, 좀 더 꼼꼼하고 신중히 집행해야 한다.

화합과 변화를 군정 목표로 삼고 있다는 민선8기의 취지마저 무색케 하는 대목이다. 지역 업체와 군민들은 그 근원지로 장성군 직소민원실을 지목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업체 대표들은 관급공사를 한건이라도 더 따내기 위해 매일같이 민원실 앞에 줄을 서서 대기해도 만나기 힘들다는 말도 나온다.

오죽하면 업자들 사이에서 군민에게 군수는 따로 있고 업자에게 군수는 따로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가뜩이나 윤석열 정부 들어 내년도 각 지자체 예산이 큰 폭으로 줄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당장 시급한 현안사업마저 발이 묶여 버릴 지경인데 19억 이라는 결코 만만치 않은 예산을 이렇듯 불투명하게 집행해도 되는 걸까?

민선8기 시작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진정 군민과 장성을 위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예산 집행을 시행해야 한다. 더불어 지역민이 참여하고 지역민이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야 지역 경제를 살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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