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심층분석– 민심은 어디로 향했나?
6.13 지방선거 심층분석– 민심은 어디로 향했나?
  • 백형모 기자
  • 승인 2018.06.27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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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성군수 선거

민심은 마지막 ‘한건’에 흔들리지 않았다.
민주당 열풍에 무관‘지역살리는 일군’선택

유두석 3,442표 차 압승··· 흔들림 없는 지지도

투표를 하루 앞둔 12일 장성군청 앞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군민들의 뜨거운 반응이 감지 됐다.
투표를 하루 앞둔 12일 장성군청 앞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군민들의 뜨거운 반응이 감지 됐다.

 

유두석 무소속 후보와 윤시석 민주당 후보의 대결은 전국에서도 가장 치열한 격전지였다. 초반부터 개표 직전까지 누구도 예상키 어려운 지옥의 묵시록이었다.

선거 막판에는 미투 의혹 사건에다 돈 살포 녹취록까지 등장, 어느 쪽이 진실인지 가늠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점점 진흙 밭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장성군 민심은 그야말로 미궁이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후보자들의 인물이나 능력, 공약은 완전 실종되고 깊디깊은 감정의 골만 남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장성 총선거인수 39,603명 가운데 29,775명이 투표하여 유두석 16,217 윤시석 12,775로 3,442표 차이라는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장성 민심은 능력 있는 사람을 미래 지도자로 선택했고, ‘미투’나 ‘돈 봉투’사건 같은 깜짝쇼에 흔들리지 않았다. 더구나 장성 선거 때마다 투표일 며칠 전에 단골 메뉴처럼 불거지던 ‘한건 터트리기’에 이제 장성군민들은 더 이상 놀아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번 장성군수 선거전은 세 가지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었다.

첫째, 전국을 강타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열풍을 무소속 현직 군수가 잠재울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유두석 현직 군수 후보의 완승으로 끝났다. 아무리 민주당 열풍이 대한민국을 휩쓴다 해도 장성은 그런 외부의 바람에 아랑곳 않는 문불여장성의 지조와 자존심을 확연히 보여주었다.

둘째, 장성 군수 선거전에서 군민이 무엇을 보고 선택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 점에 대해 군민들은 역시 후보자들의 인물과 지도자로서의 역량, 지역을 살릴 수 있는 공약을 중시하고 선택했다. 장성군수 후보라면 최소한 ‘나는 장성을 위해 어떤 삶을 살아왔다’고 먼저 밝힐 수 있어야 하고 ‘장성을 위해 무엇을 하겠다’라고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하는데 두 후보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지역 유권자들은 윤시석 후보 홍보물에서 ‘그 사람의 과거 활동상을 한 줄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역점 공약으로 느닷없는 수천억 원이 소요되는 장성 역 철도지중화사업을 들고 나와 현실성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셋째, 장성군수 선거는 민주당과 이개호 의원의 중간 평가 성격이었다. 당초부터 윤시석 후보와 김수공 후보와의 공천 과정에서 윤시석 후보를 낙점하면서부터 불거진 비상식적인 민주당의 행보는 결국 민주당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이개호 의원의 의중이 실린 알려진 이 선택으로 상당수 정통파 민주당 핵심당원들이 등을 돌렸고 민심도 이반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선거 유세과정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김진표, 박광온, 표창원, 안민석 의원 등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장성에 찾아와 민주당에 한 표를 달라고 호소했으나 패배했다. 결국 이 지역구 출신이면서 전남도당위원장인 이개호 의원에게도 오점으로 남겨졌다.

마지막으로 이제 6.13지방선거 후속 과제는 장성군수 선거를 둘러싸고 나타난 두 조각난 민심을 슬기롭게 치유해야 한다는 점이 남았다.

선거 때는 본인들의 의사를 바탕으로 선호도나 유불리에 따라 상황을 판단했으나 선거가 끝난 마당에 이러한 감정을 깨끗이 버려야 한다. 승자는 패자에게 격려와 포용력을 발휘해야 하고 패자는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 개선할 부문은 없는지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모두가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할 장성군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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