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유성수 전 전남도의원 현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특별기고] 유성수 전 전남도의원 현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 장성투데이
  • 승인 2023.11.2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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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등록금 지원 사업을 어떻게 볼 것인가?

전남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장성군이 추진하고 있는‘전 학년 대학 등록금 지원’에 대해 군민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민감한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지만 지역에서 살아가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나름의 의견을 제시하고 거기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에 펜을 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전 학년 대학 등록금 지원’은 민선8기 장성군의 핵심공약중 하나입니다. 군수 후보자가 내세웠던 공약을 군수가 되어서 구체화 시키고 실제로 집행하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말로만 세상을 바꾸는 정치가 아니라 구체적인 우리들의 삶의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한 정치로 나아가기 위해서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공약이 지역을 위하고 꼭 필요한 사업인지에 대해서는 검증을 받을 필요가 있으며 당선이후 지역을 둘러싼 여러 상황과 조건의 변화등 언제든지 공약에 대한 재검토와 검증의 절차를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몇 가지 논점들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사업의 실효성입니다. 군에서 배포한 자료대로 대학생과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 경감이 이 사업의 실효성입니다. 그러나 군에서 제시한 기준에 해당하는 대학생들이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미 국가장학금 예산으로 소득 8분위 거의 대부분 대학생을 포함합니다. 장학금이 소득분위별로 차등 지원되기는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국가 장학금의 혜택을 받게 됩니다.

지역 내 저소득층을 지원하여 학부모의 경감을 덜어주기도 하겠지만 실제로 고소득층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생기는 것입니다. 대학생 등록금 지원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평가는 차치해두고, 기왕 등록금을 지원하는 것이라면 무상급식이나 무상교육처럼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생애주기에 따른 지원이라는 큰 틀에서 조건 없이 장성출신 대학생 모두에게 지원하는 것이 대학생과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경감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인제군에서는 성적에 무관하게 인제출신 대학생 모두에게 지급하고 다른 장학금과 중복수급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두 번째 논점은 이 사업이 지역소멸의 위기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의 문제입니다. 과연 등록금을 지원받은 대학생들이 장성으로 돌아와서 지역에 정착하여 지역이 지속가능하도록 만들어가는 일에 동참할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하는 질문이 군민들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오히려 지역에 있는 청년자원들을 외부로 유출시키는 정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년층의 인구유출을 둔화시키는 방향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에서 오래오래 터를 잡고 살아가는 비진학 청년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은 큰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부안군의 경우는 모든 재학생에게 등록금 절반을 지원하면서도 그 지역 출신 비진학 창, 취업준비생들에 대해 학원비를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 번째 논점은 재정집행의 우선순위와 관련된 것입니다. 정부의 재정 감축으로 인해 지방교부금이 축소되고 예산감축이 필요한 상태라고 합니다. 굳이 재정이 감소되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재정집행에는 우선순위가 명확해야 합니다.

우리장성은 당분간 지역에 호재가 있어서 인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지역을 유지·보존하는 정책이 없다면 호제는 단기적인 것으로 끝나게 될 것입니다.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지역의 청·장년이 거주하면서 가정을 이루고 경제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아실현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돕는 정책들을 발굴하고 우선적으로 집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역의 아동들에게 공부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서 부모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도록 하는 정책과 대학생 등록금을 지원하는 정책 중 어떤 것에 우선적인 재정투여가 이루어져야 할까요? 단순하게 판단할 순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지역에 사람들이 많이 머무르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다른 좋은 방안들을 찾아가는 과정 중에 대학생 등록금 지원 사업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정책이 잘못된 정책이라고만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지역의 존속 가능성이라는 큰 명제를 앞에 두고, 고민들이 더 깊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장학사업도 중요하지만 교육의 범위가 학령인구를 대상으로 한 학업교육에서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학습으로 확대하는 시각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지역 내 다문화가족들을 위한 학습지원과 장학사업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에 열거한 논점들 외에도 다양한 시각들이 존재할 것입니다. 대학생등록금 지원 사업은 이제는 멈출 수 없는 기차와 같습니다. 저는 사업이 계속 진행되더라고 앞서 언급한 몇 지자체들이 하고 있는 사업들의 장점을 보완해서 장성군의 실정에 맞는 사업으로 변화시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저것을 떠나 개인적인 소견을 묻는다면 저는 지역 존속을 위한 정책으로 차라리 한해에 20억 정도 소요되는 예산을 지역의 아동과 학생,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집행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지역의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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