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한 단 지 보 (邯鄲之步)
[발행인 칼럼] 한 단 지 보 (邯鄲之步)
  • 장성투데이
  • 승인 2023.12.0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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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천 발행인

 사람은 누구나 자기 몸에 맞는 옷이 입기에 편하고, 자기 발에 맞는 신발을 신어야 걷기도 편하다.

늘 사람은 자기의 기준의 잣대에서 살아간다. 한데도 인간은 늘 남을 엿보며 산다.

남의 옷이 좋아 보이고, 남의 신발이 좋아 보이고, 남의 안경이 멋져 보인다.

똑같은 떡이지만 남의 떡이 커 보이고 더 맛있게 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불행이 시작 되어진다.

“장자” 추수편에 나오는 애기다.

전국시대 조나라 사상가 공손룡(公孫龍)은 언변이 뛰어나고 자의식이 강했다.

자신을 천하제일의 논객으로 자처한 그는 탁월한 변론과 언변으로 뭇사람들을 궁지로 몰아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다.

그런 그에게 장자는 눈엣가시였다. 왜냐면 늘 사람들의 입에 장자가 오리 내리는게 영 불편했다.

어느 날 위나라 공자 모(牟)를 찾아가 속마음을 털어 놨다.

“저는 어려서부터 선왕의 도를 배우고 자라서 인의에 밝습니다. 수많은 논객을 곤혹스럽게 하고 궁지로도 몰아넣었지요. 한데 장자 애기를 들으면 좀 멍해집니다. 저의 논변과 지식이 그에게 미치지 못하는 때문인지요.”

의도를 꿴 모가 우물 안 개구리, 좁은 빨대 구멍으로 세상을 보려는 자의 비유를 들며 그를 나무란 뒤 이런 애기 하나를 들려줬다.

“자네는 조나라 수도 한단(邯鄲)에서 그곳 걸음걸이를 배우려던 시골 사람 애기를 들어 봤는가? 한단 걸음걸이를 채 익히기도 전에 고향 걸음걸이를 잊어버려 기어서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애기 말일세. 자네가 이곳을 바로 떠나지 않으면 장자의 큰 지혜도 배우지 못하고 자네의 지혜마저 잊어버릴 걸세.” 공손령은 모의 말을 듣고 황급히 조나라로 돌아 왔다.

한단의 걸음걸이, 한단지보(邯鄲之步)는 자신의 분수를 잊고 남만 따라하는 어리석음을 뜻한다.

‘맵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 는 우리의 속담과 뜻이 같다.

“들보로 성벽을 부수지만 구멍을 막을수는 없다. 그건 크기가 다른 까닭이다.

천리마는 하루 천리길을 달리지만 쥐를 잡는 데는 고양이만 못하다. 재주가 다른 까닭이다.

올빼미는 밤에도 벼룩을 잡지만 대낮에는 태산도 보지 못한다. 본성이 다른 까닭이다.”

추수편에 나오는 이구절은 ’닮지 말고 답게 살라‘는 장자의 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사람의 인생은 한 장의 악보던 수 십장의 악보던 악보의 끝은 늘 존재한다.

그 악보가 어떤 사람에게 특정의 의미를 부여하던 안하던 간에 그 한사람 인생의 달력이다.

우리는 서로의 악보를 읽을수는 있으나 그 사람의 악보를 쓸수 없다.

남의 것만을 탐하면 소중한 자신의 것을 잃는다. 새로운 것만 탐하면 오래된 것의 의미를 잊는다. 남의 발걸음으로 걸으면 수시로 비틀댄다.

중국의 4대 미녀로 꼽히는 월나라 서시(西施)의 이야기 이다.

왕소군,초선,양귀비와 더불어 중국 4대 미인의 한사람인 서시는 춘추전국 시기에 월나라의 저라산 기슭의 한농촌에서 태어났으며, 성은 시요 이름은 이광(夷光)이다

어릴때부터 천성이 곱고 용모가 아름다워 항상 마을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하루는 서시가 강가에서 빨래를 하고있는데,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맑은 강가에 비쳤는데 물고기 들이 서시의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헤엄 치는것도 잊어버리고 구경하다가 점차 강바닦에 내려 앉았다고 한다.

그후 사람들은 서시를 ’침어(沈魚:미모가 너무 아름다워 그것을 바라보던 물고기를 가라않게 했다는 의미)‘라고 하게 되었다.

어느날 서시가 마음속에 근심으로 인해(가슴앓이병)자신도 모르게 이마를 찌뿌리며 걷고 있었다. 이마를 찌뿌려도 여전히 아름다운 서시를 보고, 이 마을에 추녀가 자기도 서시처럼 이마를 찡그리면 아름다워 보일까 하여 이마를 잔뜩 찌뿌린 채 걸어갔다.

그러자 마을 사라들은 이 추녀를 보고 모두 외면하고는 황급히 집으로 들어가 대문을 잠그고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서시빈목(西施矉目) 또한 줏대없는 인간들을 겨냥한다. 효빈(效顰)도 뜻이 같다.

너는 너고, 나는 나다.

다르니 삶이고, 다르니 인간이다.

천재가 아니더라도 자기 색깔로 사는 삶이 아름답다.

남과 같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남을 우러러 보며 시간 낭비를 하지마라.

내 인생을 위해 그 시간을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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