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알아야 면장 하지'
[발행인 칼럼] '알아야 면장 하지'
  • 장성투데이
  • 승인 2023.12.1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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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무식이 탄로날 때 쓰는 용어 중 하나인 ‘알아야 면장 하지’의 용어는 아무리 좋은 벼슬자리라 해도 무식하면 그 직을 수행할 수 없음을 꼬집는 말이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는 대부분 학력 수준이 낮았고 농민이 70프로였다.

그런데 면장의 월수입과 지위로 보거나 그 면의 최고 책임자임은 물론 말단 행정기관장 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자리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 당시에 말마디깨나 하는 사람 방귀깨나 뀌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그 자리에 앉고 싶어 했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처럼 좋은 자리에도 무식한 사람이 앉으면 일만 저지를 뿐, 면의 행정은 엉망이 될 수밖에 없기 마련 그래서 생긴 말이 ‘알아야 면장을 해먹지.’라는 용어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논어에 보면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공자께서 백어에게 이르셨다.

여기서 백어는 공자의 아들이다. “너는 주남(周南)과 소남(召南) 시를 배웠느냐? 사람으로서 주남과 소남을 배우지 않으면 담장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서있는 面牆 것(面牆.면장)과 같은 것이다.

면장은 담장을 마주 보고 서 있다는 뜻이니 곧 앞이 안 보이는, 즉 견식이 없음을 나타낸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무식함을 면하려면 면면장(免面牆)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면면장을 할 때 비로소 앞이 훤히 보인다는 것이다. 이 면면장이 뒤에 변하여 면장이 되어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면장과 음이 같아진 것이다.

우리 장성 00면의 면장인 아무개 면장의 그 면장의 뜻이 아니다.

이렇게 어떤 분야의 일을 제대로 하려면 그 분야의 관련된 학식이나 지식이 실력을 갖추어야 함이 기본이다.

휘종 황제가 말하였다.

“배우는 사람은 마치 벼나 곡식과 같고, 배우지 않은 사람은 마치 쑥이나 풀과 같다.

벼나 곡식과 같은 사람이여! 나라의 훌륭한 양식이요 세상의 큰 보배로다.

쑥이나 풀과 같은 사람이여! 밭을 가는 사람은 미워하고 싫어하며 밭을 매는 사람은 번거롭고 괴로워한다. 훗날 담장을 바라보듯 꽉 막힌 자신을 후회한다고 해도 몸은 이미 늙어 버렸네”

담벼락을 마주 대하고 서 있으면 앞이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행동 또한 우스꽝스럽지요 즉 견문이 좁음을 비유적으로 암시한 것이다.

요즘 윤석열 정부 들어서 대통령, 장·차관에 이르기까지 여기저기서 ‘알아야 면장을 하지’라는 말들이 터져 나온다.

권력에 눈이 어두워 국민의 안위는 뒷전에 두고 정치인들끼리 서로가 싸우느라 아우성이다.

국민 개개인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갈수록 힘들어하고 지쳐는 데도 말이다.

지도자는 자질이 있어야 한다.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덕목 중 하나는 바로 올바른 역사의식이다.

민족사와 세계사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를 알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다.

또한, 자신이 추진하는 모든 일이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역사적 행위라는 사실을 한순간도 잊지 않고 항상 바르게 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역사의식이 없으면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기존의 방식만 고수한다.

그리고 상대를 시기하며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자기주장만 앞세운다.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을 두고 말이다.

새로운 것이라고 내놓아도 뿌리가 약하니 오래가지 못한다.

군민이 군을 이끌 지도자를 뽑을 때도 그가 군민의 정통성과 정체성에 대한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 검증을 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취임에 즈음하여 실시하는 선서를 보면 지방자치단체의 목표와 지방자치단체장의 역할이 함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법령을 준수하고 주민의 복리증진 및 지역사회 발전과 국가시책의 구현을 위하여 지방자치 단체장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 즉 첫 번째는 법령준수, 두 번째는 복리 증진, 세 번째는 지역사회발전, 네 번째는 국가시책 구현, 다섯 번째는 성실한 직무수행이다.

우리 장성군의 지도자는 어떤가?

군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알아야 면장 하지’라는 질타는 듣지 아니한가?

올바른 가치관과 책임의식으로 군민의 안위와 행복지수를 높여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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