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견 리 망 의 (見利忘義)
[발행인 칼럼] 견 리 망 의 (見利忘義)
  • 장성투데이
  • 승인 2023.12.26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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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천 발행인
박경천 발행인

2023년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대학교수들은 올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선택했다. 즉 이익을 쫓기에만 바쁘고 의로움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세태를 꼬집었다.

교수 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견리망의’가 30.1%(396표)의 지지를 얻어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혔다고 밝혔다.

견리망의는 장자의 산목편에 나오는 말로써 눈앞의 이익에 사로잡혀 자신의 처지를 잊어버린 모습‘을 가리킨다. 장자가 조릉(雕陵)이라는 정원에 놀러 갔다. 큰 새가 날아와 나뭇가지에 앉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이 새를 활로 쏘기 위해 자세히 보니 새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알고 보니 그 새는 제비를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그 제비를 자세히 보니 공교롭게도 이 제비는 나무 그늘에 있는 매미를 노리고 있었던 것 이다.

그런데 매미는 제비가 노리고 있는 줄도 모르고 그 매미는 맴맴 하고 즐겁게 짝을 찾아 울고 있었다.

살아있는 생물은 눈앞에 이익이 있으면 그것에 열중해서 자기의 처지를 잊어버린다.

새도 재비도 매미도 모두 눈앞의 이익에 마음을 빼앗겨서 지금 자기에게 어떤 위험이 닥치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다. 마치 우리가 보는 동물의 왕국의 자연 다큐처럼 말이다.

장자는 만물은 이런 것이라고 깨닫고 득의양양해 있으니 뒤에서 정원지기가 다가와서,

“여기 있는 당신은 누구요.”하며 이 정원에 함부로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장자를 꾸짖었다.

장자도 또한 이(利)를 보고 자기의 처지를 깨닫지 못한 것이다.

견리망의(見利忘義)의 반대말이 견리사의(見利思義) 즉, 눈앞에 이로움을 보고 의를 생각한다.

이익을 보더라도 옳고 그른 것의 구별을 잃지 않고 의로움을 우선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지만, 그것이 의로움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조직이나 사회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공동체의 기본원칙을 잊어버리면 관계가 파괴되고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탐욕스러운 권력자들은 백성에게 이익이 된다는 명분으로 의에 어긋나는 부정부패를 저질러 사익을 취하거나 나라를 혼란에 빠트렸다. 이에 공자는 ‘견리사의(見利思義)’란 말로 경고 했던 것이다. 이익을 보거든 정의를 생각하고 눈앞에 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취하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성찰하라는 것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에 눈이 멀어 정의를 저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것이다.

벌써 한해가 저물어 가고 새로운 한해가 다가오고 있다.

장성의 한해를 사자성어로 말하자면 무엇으로 표현할까? 견리망의로 보이지 않은가?

민선8기가 들어와서 소통과 화합의 슬로건을 걸고 1년 반 동안 걸어왔다. 그러나 정작 주변은 어찌한가? 오랜만에 권력의 한 자락을 거머쥔 측근들은 여기저기서 득세하고 서로 이익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서로가 머리를 맞대고 장성의 발전을 도모하기도 모자랄 판에 어떻게든 수의계약 꼼수를 부려 특정업체 밀어주기에 열을 올리는 기세가 역력하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다. 그런 일들에는 늘 부정부패의 늪이 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는 말처럼 사람 하나 잘못 선택하면 군 전체를 망치는 법이다. 동전의 앞과 뒷면처럼 고집불통의 통치는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고스란히 군민의 고통만 따르는 것이다.

곧 4월 국회위원 선거가 다가온다. 누가 우리의 적임자인지 누가 지역의 발전을 위해 헌신할 사람인지 우리의 선택이 다가온다.
또 다른 장성, 행복한 장성, 소통하는 장성을 잘 이끌어줄 적임자가 누구인지 꼼꼼히 따져보길 바라마지 않는다.

국회의원이 될 사람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큰 재해가 우려되는 일을 서슴지 않는 행위는 우리 모두에게 피해로 되돌아 올 것이 분명하다. 나에게 이익이 되면 대의를 망각하는 행위는 사회를 망치고 나라를 망치며, 나아가 인류 전체를 망치는 것이다. 큰일은 작은 일로부터 시작되는 법이다.

우리의 선택이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해 더 나아가 우리의 군민을 위한 것임을 인지해야 한다.

교수들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대부분 부정적이다. 과거의 잘못을 깨닫고 같은 잘못을 다시 저지르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잘못은 마치 지금 처음 일어나는 것 같다. 하지만 과거에

이미 있었던 일의 반복일 때가 많다. 전철(前轍)이 역사란 의미로 쓰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복거지계(覆車之戒)가 뭔가. 앞 수레가 뒤집히는 걸 보고 뒤 수레가 경계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사람들은 종종 앞의 수레가 엎어진 걸 보고서도 그 길로 접어들곤 한다. 이(利)에 눈이

멀었기 때문이다, 견리망의가 새삼 의미 심장 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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