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출신 김상술 작가 ‘장성 아리랑 바랑’ 출간
장성출신 김상술 작가 ‘장성 아리랑 바랑’ 출간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4.01.1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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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곡의 현대사 속 장성과 개인사적 얘기 풀어내
수년간 장성을 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되짚어 본 소설

장성출신 김상술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 [장성 아리랑 바랑. 그린누리. 324쪽.]을 올 1월 펴냈다.

‘장성 아리랑 바랑’은 김상술 작가가 한평생 가슴에 품고 살아왔던 ‘아리랑 바랑’속 슬픈 인연의 향기와 침묵의 위대함이 녹아있다.

이 책은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 등 거대한 역사의 회오리로 인해 인생행로가 송두리째 바뀌어 버린 주인공들의 삶을 해부하여 아리랑 DNA를 여과 없이 보여줌과 동시에 역사적 진실을 토대로 반성은 물론, 용서와 화해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해법과 방향을 제시하고 염원한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우리 민족의 삶의 원동력인 아리랑 정신과 그들이 겪었던 삶의 의미를 강조한다. 고통과 슬픔을 견뎌내며 복잡한 삶의 방정식을 풀어낸 주인공들의 억새 같은 삶의 원동력을 아리랑 정신에서 찾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진정한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말이 아닌 삶 그 자체로 보여주었다. 그들은 삶의 의미를 행복이라는 결과적 만족보다는 살아가는 과정의 고뇌에 더 큰 비중을 두었고, 평생 무거운 바랑을 메고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그 의미를 대신했다.

- 편집자 주

 

 

 

 한 많은 아리랑 고개를 넘으며

대길과 순애, 아야코는 일제 강점기를 거쳐 격동의 세월을 견디며 지구촌 시대에 이르기까지 아리랑 노래를 부르며 희망을 잃지 않고 험난한 고개를 넘었다. 그들의 가슴에는 시대가 안겨준 아물지 않은 인연의 상처가 남아 있었다.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격동의 시대가 맺어준 인연의 향기가 진하게 풍긴다.

그들은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시련의 파도를 헤쳐 가며 주어진 환경을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그 과정에서 얽히고설킨 인연의 끈끈함과 사랑의 아라리가 삶에 의미를 더해 주었다.

격동기 비극의 역사에 몸서리쳤던 그들 삶의 상처에도 진물이 흘렀지만, 그들은 참고 견디며 무거운 비밀 보따리를 평생 가슴속에 품고 살면서 모두의 행복을 위해 침묵해 왔다.

작가는 “그들에게 아리랑은 삶의 애환이며, 사랑이자, 희망이었다. 그들 삶의 원동력이 곧, 유구한 역사 속에서 다져진 아리랑 정신이다. 그것은 은근과 끈기, 사랑과 열정, 흥과 한, 용서와 포용, 꿈과 끼, 정의와 극복의 유전자가 담긴 혼이요 뿌리다.”라고 했다.

인연이 남긴 사랑의 씨앗은 눈물의 싹을 틔워 그리움과 응어리를 남겼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천금 같은 교훈 하나가 있었다. 한일 양국 간의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인식 차이와 과거사 청산에 부정적인 일본의 태도와 전전(戰前) 보통 국가로 회귀하려는 우경화 행보가 대길과 아야코의 세 번째 만남에 걸림돌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작가는 “일본 사람 중에 좋은 사람이 더 많다.”는 대길의 말을 중시하고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개선을 염원한다.

대길과 아야코는 못다 푼 아리랑 바랑을 메고 못다 한 사랑을 위하여 양국 간의 원만한 관계 발전을 위한 염원을 간직한 채 하늘나라로 떠났다.

강제 노역의 아픔 속에서도 사랑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대길에 얽힌 인연의 수수께끼는 주인공들이 하늘나라로 간 뒤 쌍둥이 형제의 가족애로 못다 푼 아리랑의 상흔이 치유되고 바랑 속의 궁금증이 모두 풀리게 된다.

아픈 역사를 돌이켜 보는 계기되길

지금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선진화된 나라에서 살고 있다. 이는 지난 한 세기를 되돌아보면 앞선 세대들이 흘린 피와 땀의 결실이다. 그동안 우리는 앞만 보고 달리기 바빴다. 이제는 한 번쯤 뒤를 돌아볼 때가 되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고 하지 않던가!

다행히 최근 들어 젊은 세대들이 우리가 걸어온 격동의 세월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작가는 압박과 설움, 무질서와 혼돈이 판치고 정의가 짓눌렸던 시대를 살아온 선배 동료들의 삶의 애환을 들여다보았다.

불과 백 년 전 우리는 일제의 식민 지배를 받았고 해방 후 남북분단의 아픔과 동족상잔 비극의 고통과 폐허를 딛고 일어서야만 했었다. 그동안 우리는 기구하고 신산했을 선조들의 인생 역경을 오랫동안 잊고 살아왔다.

비록 지난 백 년의 이야기이지만, 사랑과 이별, 삶과 죽음, 영혼의 세계까지 다룬 인생 이야기는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멈추기 어렵고 어느새 자기 주변의 이야기로 다가가 자신의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지난 백 년의 역사 속에서 출생의 비밀을 안고 태어난 쌍둥이는 12·12사태, 광주 민주화운동, 6월 항쟁 등 이 땅의 민주화 과정을 몸소 체험했다. 당시 온 국민이 애타게 기대했던 서울의 봄은 오지 않고 다시 길고 긴 추운 겨울이 오고 말았다.

빛고을 아리랑 고개를 힘겹게 넘었던 그들은 군부독재 정권하에서 생존을 위한 비탈진 고개를 넘으며 나름대로 말 못 할 아픔을 가슴속에 품고 꿈과 끼를 펼쳐 나갔던 꿈꾸는 아리랑 세대였다. 그 세대는 우리나라 산업화의 역군이자 민주화를 끌어낸 주역이었다.

그들의 인생 역경은 그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중장년층과 젊은 세대에게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극복 유전자를 불어넣어 주리라 확신한다. 그래서 오히려 젊은 세대가 꼭 읽어봤으면 하는 소설이다.

이 책이 세대 간 소통과 공감의 기회를 넓힐 수 있는 메신저가 되리라 확신하며 일독을 권한다.

작가의 변

백 년 묵은 바랑을 열며

지난 한 세기를 되돌아보면 우리 선조들은 일제의 총칼에 맞서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 분단의 아픔과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민주화, 세계화 과정에서 시련과 위기를 극복하여 당당히 한국을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들은 피할 수 없었던 시대적 아픔을 가슴에 안고 굽이치는 아리랑 고개를 넘어야만 했다.

우리 선조들은 외롭거나 괴로울 때면 아리랑 노래를 부르며 가슴에 쌓인 수심을 달랬다. 그들에게 아리랑은 삶의 애환이며, 사랑이자, 희망이었다. 그들 삶의 원동력이 곧, 유구한 역사 속에서 다져진 아리랑 정신이다. 그것은 은근과 끈기, 사랑과 열정, 흥과 한, 용서와 포용, 꿈과 끼, 정의와 극복의 유전자가 담긴 혼이요 뿌리다.

격동의 세월을 견뎌낸 우리네 부모 형제들의 파란만장한 삶의 흔적을 더듬어 보면 말 못 할 사연이 숨겨져 있고 구겨진 삶의 궤적이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한다. 저마다 가슴속에 품고 있는 아리랑 바랑을 들여다보면 그 시대 특유의 시대정신과 생존 관행이 존재했으며, 출생과 성장, 인연과 사랑에 얽힌 말 못 할 애환이 서려 있다. 또한 그 속에는 흥과 한이 흥건히 배어 있으며 애정과 냉정으로 점철된 인생 여정에 용서와 포용이 넘쳐흐른다.

그것이 바로 그들 삶에서 우러나오는 아리랑 향기다.

나는 격동의 한 세기를 가로질러 굽이치는 아리랑 고개를 넘어왔던 주인공들의 삶에 녹아 있는 아리랑 정서를 채혈하여 거기서 우러나오는 아리랑 향기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희망의 아리랑 고개를 넘어 보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

아울러 그분들이 힘들게 넘어왔던 아리랑 고개에 아직도 남아있는 상흔을 들춰내어 말끔히 치유하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 또한 지난 백 년 격동의 세월을 되돌아보며 역사적 진실 앞에서 다 함께 참회와 반성, 용서와 화해의 마음으로 희망찬 미래를 향해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도 담아보았다.

소설 창작의 핵심이 서사와 감동이기에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하지만 100년의 인생 이야기를 한 권의 소설에 담아낸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또한 진화된 세상의 잣대로 과거를 가늠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암석에서 금맥을 캐는 심정으로 인간의 삶에 스며 있는 인문 정신문화의 가치와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으려 노력했다.

우리는 흘러간 과거를 디딤돌 삼아 다시 과거가 될 현재를 살아가며 곧 현재로 다가올 미래를 꿈꾸게 된다.

누구나 과거와 현재를 살아오면서 말 못 할 사연을 담은 무거운 바랑을 짊어지고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독자 여러분도 이 책을 읽고 한 번쯤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삶의 향기를 음미하면서 지난 삶의 의미를 찾고 그 속에서 행복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김상술 작가는

문화체육관광부, 공보처 등에서 38년간 공무원으로 봉직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문화홍보관, 한국정책방송원(KTV) 기획편성부장, 한국출판진흥재단 상임이사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인도네시아의 사회 문화 한류를 소개한 '아빠까바르 인도네시아(2010)', 사랑과 효의 의미를 되새긴 에세이 '인연의 언덕(2011)', e-book '못다 푼 아리랑'(2015)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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