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공생(共牲)의 법칙
[발행인 칼럼] 공생(共牲)의 법칙
  • 장성투데이
  • 승인 2024.03.18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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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천 발행인
박경천 발행인

 인간은 동일한 내면의 고통에 대해 서로 상반되는 반응을 보인다.

즉 강한 반응과 약한 반응이다. 강한 반응이란 자신의 약점을 가리기 위해 자신 있고 적극적인 모습을 띠며, 자신의 두려움을 덮기 위해 다른 사람의 두려움을 자극하고, 자신의 나쁜 면을 감추기 위해 좋은 면을 과시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약한 반응은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자신이 감추고 싶어 하는 바로 그 약점을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약점이라고 의식하고 있는 것을 숨기지 못하고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반응은 표면적인 것이다. 모든 사람의 근본적인 문제는 강하거나 약한 태도 속에 숨어있는 도덕적 고통인 것이다.

어느 시장터 구석에 “달걀 하나에 300원입니다.”라고 늙은 노인이 말하자 꽤 잘 사는 여자는 “10개에 2,500원에 주세요” 아니면 말고요”라고 그녀가 말했다.

노인은 바로 “그럼 그 값에 가져가세요. 오늘 달걀 한 알도 못 팔았는데 이제 좀 팔리게 될 것 같네요.”라고 하자 그녀는 달걀을 들고 깎아서 싸게 잘 샀다는 듯 그 자리를 떴다.

번쩍인 차에 오른 그녀는 친구와 함께 우아한 식당에 가서 친구에게 먹고 싶은 것을 주문하라고 하고는 함께 식사했다.

음식을 먹고는 남긴 것이 많았는데, 음식값을 계산하러 가는데 46,000원이라고 하자 5만 원을 주면서 나머지는 팁이라고 하면서 안 줘도 된다고 말했다.

단돈 4천 원을 식당 주인에게 인심을 쓰며 꽤 정상적이고 후한 것처럼 보이나 빈궁한 달걀 장사에게는 무척 고통스러워 보이는 장면일 수가 있다.

왜 우리는 가난하고 약한 사람으로부터 무엇을 살 때는 우리가 권한이 있는 것처럼 인색하게 굴면서 우리의 관대함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관대하고 후함을 보이는 것일까?

결국은 약육강식 인간의 세계에서는 강자와 약자는 서로 순환되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아무리 권력이 있어도 유한하지 않으며 아무리 돈이 많아도 세월은 살 수 없으니 말이다.

사자나 호랑이 같은 맹수가 자연계를 지배하리라 생각하기 쉽지만, 정작 자연의 질서를 움직이는 존재는 잡초, 곤충, 소형 초식동물 등 생태 피라미드의 아래쪽에 자리하고 있는 약한 생물이다.

자연계의 약자들은 강자를 두려워만 하지도, 부러워만 하지도 않는다. 누구보다 유연하게 환경을 받아들이고 남들이 가지 않는 곳에 가장 먼저 발을 내디뎌 터전을 마련하여 때로는 강자의 힘을 역 이용해 삶의 형태를 발전시켜 진화를 완수하고야 만다.

이토록 아름다운 약자들은 무한경쟁의 틀을 벗어나 자기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자연계의 약자들을 통해 현대인이 반드시 배워야 할 약자들의 생존전략을 가르쳐 준다.

찰스 다윈은 ‘살아남는 것은 가장 강한 자도, 가장 현명한 자도 아니며 변화하는 자다’라고 말했다.

변화하는 자는 더불어 사는 사람이다. 이 세상은 혼자 살 수 없다.

친구를 얻고 싶거든 당신이 먼저 친구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모두가 공생 관계의 울타리 안에 있다.

여기 조개와 물고기의 공생 관계가 있다.

물은 물고기의 집일뿐더러 조개의 집도 된다. 온 세상의 강과 호수에 사는 물고기와 조개, 즉,어패류(漁貝類)는 절묘한 ‘더불어 살기’,‘서로 돕기’를 한다.

공생(共生), 공서(共棲)라는 것 말이다.

조개는 물고기 없으면 못 살고 물고기 또한 조개 없으면 살 수 없다.

바꾸어 말하면 강자와 약자가 서로 공생하고 상생해야 한다는 뜻이다. 요즘 총선이라는 소용돌이 속에 아군도 적군도 구분하기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다.

서로 간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이 쉽게 뒤집어 버리고 자기가 잘난양하는 배신의 정치가 여기저기서 난무하다. 정치인은 국가의 한구석에서 지도자의 역할을 할 인물인데 그런 인물들의 가치관에는 공생이라는 인식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들은 국민보다 더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능력이 있어야 하지 않은가?

선의의 경쟁 속에서 서로가 인정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공생 관계인 강자와 약자가 되어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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