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심층분석– 민심은 어디로 향했나?
6.13 지방선거 심층분석– 민심은 어디로 향했나?
  • 최현웅 기자
  • 승인 2018.07.10 17: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절묘한 조화와 균형’ 현명한 선택
2/1, 1/1, 1/1 민주/무소속 비율 맞춰

(3) 장성군의원 선거

중대선거구 영향으로 지역일꾼 당선↑
무소속 선전속 민주당 견제 역할도 충분

호남 유일의 민주당 국회의원(20대 국회), 무소속 군수, 민주당 도의원, 그리고 또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이 섞인 기초의원까지... 균형도 이런 균형이 없다. 장성군민은 전 유권자가 약속이나 한 듯 절묘한 균형과 견제를 선택했다. 그것은 장성군민이기에 가능했던 또 다른 자부심의 표현이었는지 모른다.

지난달 13일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에 나타난 장성 민심은 한마디로 균형과 조화였다고 말할 수 있다. 2/1, 1/1, 1/1, 장성군민은 세 명을 뽑는 가선거구만 민주당 의원을 두 명 선택하고 나선거구와 다선구는 나란히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을 1명씩 선택한 것이다.

이 같은 구성은 현 군수가 무소속이기 때문에 군정수행에 있어 당선된 의원들 중 무소속 의원들의 지지를 얻는다고 가정했을 때 견제에 나설 수 있는 의원이 절반을 차지하고 비례대표로 입성한 민주당의 김미순 의원이 합세하게 되면 5대 3의 비율로 유두석 군정에 대한 견제도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데는 1명의 도의원을 선출하는 광역의원 선거와 달리 득표순으로 2~3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를 채택한 탓이기도 하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중대선거구를 채택한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한 군소정당 출신이 장성지역엔 없다는 점일 것이다.

차상현 임동섭 이태정 오원석 전일규 신화순
차상현 임동섭 이태정 오원석 전일규 신화순

컬러마케팅 결과는?

3명을 뽑는 가선거구는 장성읍을 끼고 있는 지역 내 가장 큰 선거구다. 6명의 후보가 각축을 벌여 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후보 3명과 무소속 후보 3명이 맞붙은 곳이지만 후보군으로 출마한 민주당 후보 3명은 민주당의 당내 경선을 치러서 뽑혔으므로 경선 이전에 예비후보로 등록해 뛰었던 후보군들까지 포함하면 가선거구는 민주당 예비후보군까지 포함해 8명에 달한다. 가선거구는 뽑는 후보도 많을 뿐 아니라 경쟁률도 높다는 얘기다.

개표결과 민주당 임동섭 의원이 3,659표, 민주당 차상현 의원이 3,586표, 무소속의 오원석 의원이 2,073표를 얻어 당선됐다. 뒤이어 민주당 이태정 후보가 1,937표를 얻어 불과 136표의 표차이로 석패해 차기 선거를 노릴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무소속 전일규 후보와 역시 무소속 신화순 후보는 각각 1,327표와 1,307표를 획득하는데 그쳤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번 선거기간 내내 장성군 지역은 정의당의 당 컬러인 노란색 점퍼를 입고 선거운동을 벌여왔는데 이는 장성지역에 정의당 후보가 없다는 점과 유두석 후보가 옐로시티를 표방한 전국 최초 컬러마케팅으로 유명세를 치르자 줄곧 그 컬러마케팅을 이용한 것이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대부분의 후보들 역시 노란점퍼를 통해 유두석 후보와의 동질성을 강조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후보군들 가운데 노란점퍼를 입지 않은 몇 안 되는 후보 중 한 사람이 바로 신화순 후보다. 신 후보는 선거 초반 민주당의 컬러인 청색을 바탕으로 선거운동을 치르는 듯하더니 이후 분홍색으로 바꿔 선거운동을 치르는 모습을 보였다. 기초의원 출마자 중 홍일점인 신 후보의 여성성을 강조하려 이 같은 컬러 마케팅을 펼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신 후보는 또 무소속의 다른 후보들의 모습과도 차별성을 두었다. 무소속 후보들의 노란색 마케팅은 기초의원 후보들 단독으로 연설회 등 선거운동을 치르기 버거운 측면이 있어 민주당은 윤시석 후보를 중심으로 도의원 후보와 기초의원이 한데 어울려 다니면서 같이 선거운동을 펼쳐 시너지 효과를 노린 반면 무소속 후보들 역시 유두석 후보와 함께 다니며 유두석 효과를 노렸다. 그런데 컬러마케팅에서 드러나듯 신화순 후보는 민주당 후보가 선거운동 하는 곳이나 무소속 후보가 선거운동 하는 곳이나 가리지 않고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이러한 끼어들기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미지수이지만 결과만 놓고 보자면 1,307표를 획득해 6명의 후보 중 최하위를 기록해 군민들에겐 이 전략이 별 효과가 없었음을 짐작케 한다.

김회식 김행훈 심민섭 이성해
김회식 김행훈 심민섭 이성해

지역별 득표율 확연히 갈려

나선거구는 지난 7대 의회 의원인 김회식 의원과 김행훈 의원이 나란히 민주당 경선을 무사히 통과해 본선에 진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성해 후보와 심민섭 후보 등과 4파전을 치렀다. 결과는 김회식 후보가 2,563표, 심민섭 후보가 2,127표를 얻어 당선됐다. 심민섭 후보는 현역 의원인 김행훈 후보와 지난 6대 지방선거에서도 출마했었던 이성해 후보를 큰 표차이로 물리쳤기에 신인이지만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그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평가다.

김회식 후보와 심민섭 후보는 선거기간 내내 너나 할 것 없이 마을의 대소사는 물론 크고 작은 행사에 함께 참석해 주민들에게 인지도를 넓혀가는 모습을 보여 왔다. 모르는 사람들이 봤다면 마치 두 후보가 같은 당의 후보인줄 착각할 정도로 선거기간 내내 두 후보는 나란히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인사를 다니곤 했다.

나선거구는 이들 후보뿐 아니라 함께 출마한 네 후보가 서로 만나 바쁜 농번기를 감안해 선거운동을 하더라도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소음 금지 등 몇 가지 사항을 자제하고 배려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후보들 간 공정하고 깨끗하게 선거를 치르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후보들 간 경쟁보다 선의의 경쟁을 치르는 분위기였다는 평이다.

지역별 득표율을 살펴보면 진원면은 무소속의 이성해 후보가 660표를 차지해 1위를 달린 반면 남면에서는 무소속의 심민섭 후보가 1,061표를 차지해 1위를 차지했다. 황룡에서는 민주당 김회식 후보가 1,041표를 차지해 압도적 1위를 달렸다. 이들 후보들의 선거사무실이 각각 이들 지역에 차려진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태신 고재진 봉맹구 유주선 김동영
이태신 고재진 봉맹구 유주선 김동영

김상복 의원 불출마 선언 후...

다선거구는 가선거구 못지않게 높은 경쟁률과 치열한 선거전이 치러진 곳이다. 이를 반영하듯 출마한 후보들 모두 상무대 아파트를 중심으로 선거사무실을 차리고 그곳 상무대 아파트 주민들을 집중 공략했다. 물론 이곳 삼계면의 유권자 수가 동화면의 3배, 삼서면의 1.6배에 달해 삼계면 주민들의 표만 얻어도 동화와 삼서 유권자보다 월등히 많은 표를 획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곳 다선거구는 7대 의회 현역의원인 무소속의 고재진 의원과 장성군의회 6대 전반기 의장을 지낸 민주당 김상복 의장의 지역구이지만 김상복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함에 따라 초반부터 후보군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다. 더욱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봉맹구 후보는 이태신 후보가 경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기 전부터 지난 십 수년간 장성군 지역위원 협의회 대표를 맡고 있었던터라 이번 7회 지방선거를 맞아 자신이 공천에서 배제되고 이태신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결정되자 반발이 극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후보로 출마했기 때문에 다른 무소속 후보들과는 성격이 달라 선거 기간 내내 노란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착용하고 선거운동을 펼쳤다.

결과는 지난 6대 전남도의회 의원을 지낸 바 있는 민주당 이태신 후보가 2,284표를, 장성군의회 7대 의원인 무소속의 고재진 후보가 1,751표를 획득해 당선됐다. 무소속의 봉맹구 후보는 1,342표, 무소속의 유주선 후보가 1,331표를 각각 획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