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칼럼] 민심이 보여준 여권의 참패
[편집국 칼럼] 민심이 보여준 여권의 참패
  • 강성정 기자
  • 승인 2024.04.15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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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정 편집국장
강성정 편집국장

무소속 이석형 후보가 결국 낙마했다. 거대 정당을 상대로 한 그의 싸움은 사실 무리였다. 지역 민심도 그러했거니와 민주세력의 연합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했던 선거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장성 황룡장터의 마지막 유세 말미에 유권자들에게 큰 절을 올렸다. 그는 엎드린채 한참을 있다가 겨우 몸을 일으켰다. 그의 절절함이 묻어나는 장면이었다.

그는 개표가 끝난 다음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손을 잡고, 함께 꿈을 꾼 아름다운 시간이었다”며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낙선 인사를 잊지 않았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의석 1백61석을 차지했다.

압승이었다. 국민의 힘은 90석에 불과했다.

비례대표까지 합하면 민주당·민주연합은 1백75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는 1백8석이다.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의석 12석을 얻었으니 여당은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여당입장에서는 개헌저지선을 지켰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할 지 모르겠다.

선거운동 기간내내 여당이 1백석 이하로 나오는 여론조사가 비일비재한 탓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개헌 저지선만은 지키게 해달라는 하소연마저 마다하지 않았다. 여당의 입후보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윤석열 대통령도 가만있지 않았다. 전국을 돌며 민생토론회를 열며 지역 개발 약속을 내걸었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행사였다. 야권에서는 관권 선거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애초에 잡아논 일정이었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은 어딘가 설득력이 떨어졌다. 선거가 끝난 후에 토론회를 열어도 충분했던 점에서 그렇다.

국민들은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법하다.

국민이 주권자이고 언제든지 대통령에게 위임한 권력을 견제할 수 있다는 민주주의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가 나올 때 마다 어딘가 모르게 흔들리는 여당의 비대위원장, 그리고 고위 당직자들의 표정과 관권선거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민생토론회를 꿋꿋이 강행한 대통령의 지역 개발 사업비가 턱없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에 유권자들은 만감이 교차했으리라.

아무리 권력을 손에 쥐었어도 국민의 심판 앞에는 속수무책이란 점에서 국민들은 더더욱 그랬을 것 같다.

지난 1월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에서 대만인들은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를 선택했다. 라이칭더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중국의 위협에 맞서 대만의 주권을 수호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또한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경제발전을 이루겠다는 공약에 지지표가 던져진 것이다.

대만의 독립 성향이 강조된 대목이다.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하겠다는 의도가 드러났음에도 대만인들은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에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 3월에 끝난 러시아 대선에서는 푸틴의 장기 집권이 가능하도록 국민들이 지지했다. 무려 30년의 집권 기록이 남을 전망이다. 러시아는 지난번의 개헌으로 푸틴은 오는 2030년에 열리는 대선까지 출마할 수 있다.

비록 이번 러시아 대선에서 비밀투표를 보장할 수 없는 투명한 투표함이 동원되고 반정부 성향 인사들의 대선 출마가 원천 차단되면서 사실상 결과가 정해진 선겨였다는 비판이 있었다.

또 원래 러시아 대선 투표는 하루만 진행됐으나 이번 투표는 3일간 치러져 사전 등록한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가지 않고 집에서 온라인 투표를 할 수 있었다. 공정한 선거관리에 한계를 보였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그래도 러시아 국민들은 푸틴을 선택했다. 푸틴은 러시아 대선 사상 처음으로 80%대 득표율을 획득했다. 투표율마저 78%대를 보였다. 득표율 2위를 기록한 니콜라이 하리토노프 후보는 4%대였고 다른 후보 2명은 3%대였다.

민심은 민심이다.

그 결과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후손들이 내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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