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오빠 잊지 않을게요”
“언니·오빠 잊지 않을게요”
  • 곽경민 기자
  • 승인 2018.04.17 1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분향초교 학생들 4·16 희생자에 편지
같은 슬픔 다시는 겪지 않도록 노력할 것
지난 10일 분향초등학교 학생 80여명은 진도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희생자를 추도하고 손편지를 써서 붙이는 행사를 치렀다.
지난 10일 분향초등학교 학생 80여명은 진도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희생자를 추도하고 손편지를 써서 붙이는 행사를 치렀다.

“차가운 진도 앞바닷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아직도 떨고 있을 언니·오빠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지역에서도 4·16을 추념하고 그날의 아픔을 잊지 않기 위해 다채로운 추모행사가 열렸다. 분향초등학교(교장 문제은) 학생 80여 명은 지난 9일과 10일 진도를 방문해 체험학습을 통해 단원고 언니·오빠들과 유가족에 편지를 써서 팽목항을 방문해 발송하고 체험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뜻깊은 행사를 치렀다.

이들 학생들은 희생자들에게 쓴 편지에서 “매년 4월이면 언니 오빠들을 기억하고 추모하겠다.”고 밝히고 “버틸 수도 없는 이 슬픔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했다.

6학년 한 학생은 세월호 유가족께 띄우는 편지를 통해 “학교에서 추모행사를 하면서 제 가족이 세월호에서 힘들어할 것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상상만 해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유가족 분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지 상상도 가지 않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유가족 분들은 가라앉고 있는 세월호를 보며 매우 초조하셨겠지요.”라며 위로를 건넸다.

이어 “먼저 빠져나온 선장, 원활하지 않은 구조작업, 방에서 기다리라는 방송들, 유가족 분들을 화나게 했을 겁니다. 저는 절대 이 일을 잊지 않을게요. 세월호 희생자 분들을 기억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욱 공부하고 노력할게요.”라며 아이들을 버리고 떠나온 어른들에 대한 원망도 썼다.

또 한 학생은 “4월 16일... 누군가에겐 마음이 찢어지는 날이고 누군가에겐 사랑하는 사람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더없이 슬픈 날입니다. 추위에 떨고 있을 딸, 아들을 생각하면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조금 더 잘 해줄걸... 계속 후회하고 그리워하실 겁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엄마, 나 다녀올게’라며 웃으며 나갔던 딸, 아들의 얼굴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시고 땅을 치며 슬퍼하실 유가족 분들을 위해서라도 절대 그날을 잊지 않겠습니다. 모두 다 슬퍼하고 잊지 않아야할 이 슬픈 사건, 절대 다시는 이런 일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4년 4월 16일은 제게만 슬픈 일이 아닌 우리나라의 국민이 모두 슬퍼하는 날입니다. 매년 4월 언니 오빠들을 기억하고 추모하겠습니다. 저는 버틸 수도 없는 이 슬픔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그날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신 여러 선생님들!!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라며 아이들을 살리려 자신의 목숨까지 바쳤던 선생님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함께 전했다.

한편 분향초등학교는 16일을 4·16 특별 추념 기간으로 정해 16일 오전에는 노란 리본에 희생자들에 대한 염원을 적어 학교 울타리에 매다는 행사를 가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