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 생명 불어넣어 가족을 만들죠”
“흙에 생명 불어넣어 가족을 만들죠”
  • 오복 기자
  • 승인 2021.10.0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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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 테라코타 작가 17번째 개인전 10월 1일부터

흙이 주는 따뜻함+가족+사회 1160도 고온에서 잉태
김용우 테라코타 작가.
김용우 테라코타 작가.

 

“흙은 생명체가 싹트는 고향입니다. 그것이 제가 날마다 흙을 만지는 이유입니다. 그렇게 무생명의 흙에다 마음을 담아 작업하고 가족이라는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저의 일 입니다.”

흙의 마술사로 알려진 테라코타 작가 김용우 작가의 17번째 개인전이 10월 1일부터 15일까지 광주 소촌아트팩토리에서 열린다.

테라코타는 ‘흙을 굽다’는 이태리 용어로 유약을 바르지 않는 형태의 모든 구워낸 것을 통틀어 칭하는 것으로 점토로 성형해 초벌구이 형태로 가마에서 구운 것을 말한다.

김 작가는 “테라코타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벽돌과 화분 등이 가장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테라코타다. 하지만 그 과정에 어떤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지가 작품을 판가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붉은빛이나 황토빛 등 고유의 흙 색깔과 가마에 구울 때 온도에 따라 바뀌는 색깔 등이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감상 포인트다”고 조언했다.

김 작가는 지난 1987년 우연히 찾은 한국 근대 조각의 선구자인 권진규 작가 유작전에서 깊은 감명을 받고 흙으로 만든 작품에 빠지게 됐다. 돌과 흙이라는 재료가 저렴하고 가성비가 좋다는 부분도 테라코타를 시작하게 된 한 배경이다.

김 작가는 1989년부터 테라코타 작업에 전념하고 1993년 광주 인재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테라코타 작품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 작가는 16회 전시회를 마치고 2015년 장성군 성산에 작업실을 차려 장성 사람으로 적을 옮겼다. 지난 작품과 다르게 이번 전시회 작품은 얼굴 표현을 단순화 시키고 큰 선과 단단함, 곡선을 살려 곡면체로 느껴지는 가족이라는 느낌에 집중했다.

 

‘식구’, ‘무등타기’, ‘행복한 날’, ‘울 식구와 바둑이’ 등 가족의 모습은 굵직한 선에서도 특유의 부드러운 이미지와 따뜻함이 전해진다.

또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마두상’과 닭의 형상을 담은 가족이 아닌 동물 작품이 눈에 띈다. 이는 김 작가가 선배 작가들의 작품에서 영감받고, 표현력을 늘려보려고 시도하게 됐다. 다른 작품과 다르게 기존 1160도씨의 온도를 넘어 1230도씨의 고온에서 구워진 작품이다. 인간과 가깝게 생활하는 동물로 고른 것은 그의 가족이라는 틀 안에 동물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작품들은 단단하고 강한 선을 보이지만 온기가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김 작가는 “작품을 보는 갤러리는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받는다. 제 작품은 가족과 사랑, 따뜻함이 강하지만, 보는 분들이 자유롭게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며 즐겼으면 좋겠다”며 “세상은 결국 하나로 이어진다. 코로나 시대에 더욱 가깝게 체감하게 되는 ‘돕고 돕는 사회’를 작품에 담아보고 싶다. 가장 가깝고 중요한 가족이라는 사회 집단에서 결국은 세계로 서로 기대살아가는 큰 사회를 담는 것이 궁극적 목표이다”고 전했다.

 

김 작가는 호남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조선대 대학원 순수미술학과 석사를 마친 후 1985년 전남도미술대전 입선 및 특선을 시작으로 1991년 광주시미술대전 대상 수상, 광주시개발공사 건축물 미술작품, 광주시 건축물 미술작품, 심사위원 등을 역임,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광주시 공공디자인위원회 심의위원, 전남 건축위원회 심의위원을 맡고 있다. 테라코타창작소는 장성읍 성산에 위치한다. 전시회는 10월 26일부터 11월 9일까지 경기도 하남시 갤러리 오엔에서 이어진다. /오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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