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전문가가 말하는 1인 가구 시대, 대책은?
도시전문가가 말하는 1인 가구 시대, 대책은?
  • 장성투데이
  • 승인 2022.01.10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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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한국 1인 가구, 1,000만명 시대 눈 앞

 

지난해 9월 말,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이 전체의 40%를 넘어섰다. 세계적인 현상이니 그러려니 하기에는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 독거노인의 고독사와 청년 1인 가구의 빈곤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의 숙제였고, 혼밥과 혼술은 더 이상 생경한 풍경이 아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같이 밥을 먹고 함께 놀고 싶어 한다.

도시 공간도 가상현실을 넘어 메타버스까지 확장되면서 사람들의 만남을 더 쉽고 빠르게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초연결 시대에 '나홀로 가구'가 증가하는 이 모순적인 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 1인 가구 1,00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둔 지금,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보자.

미국, 일본, 핀란드 등 선진국 40% 넘어...도시가 포용해야

우리나라 1인 가구 증가 속도는 가히 충격적이다. 1980년 5%에 불과했던 1인 가구 비율은 2020년에 32%로 무려 27%포인트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23%에서 28%로 5%포인트 증가했고, 독신가구가 많기로 유명한 일본은 1980년 20%에서 2015년 35%로 15%포인트 증가했다.

1인 가구 비율이 40%를 넘는 국가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유엔 자료를 보면, 핀란드가 2010년 기준 41.0%로 가장 높고 2011년 기준으로 노르웨이가 40.0%, 독일이 39.5%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짐작이 맞다면 결국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네 번째 또는 다섯 번째로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나라다.

협소한 공간, 소통부재로 우울하다

1인 가구의 급증은 우리 도시공간에 큰 변화와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2019년 주거실태조사자료를 분석해보면 1인 가구는 평균 50.5㎡의 주거공간에 거주하고 있다. 반면 셋집에 사는 1인 가구는 평균 36.5㎡에 거주하고 있는데, 그중 20㎡가 안 되는 원룸이나 고시원에 살고 있는 1인 가구도 다수 존재한다. 과밀한 주거생활을 하고 있으니 몸도 마음도 건강할 리 없다.

비단 단순 주거공간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들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할 공간 또한 절실하다. 과거 하숙집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따뜻한 밥을 같이 먹으며 안부를 묻고 감기약이라도 사다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는 공유 공간(shared space)이 필요하다. 화면으로 얼굴을 볼 수 있다고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시가 이들을 품고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려면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공유주택이나 공동체주택은 매우 좋은 대안이다.

1인 가구를 우리 사회가 어떻게 품어 줄 것인가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더 늦기 전에 공동체주택과 공유주택, 독신자들을 위한 커뮤니티시설 등을 대폭 확충해서 그들이 적절한 교류를 할 수 있는 포용적인 도시공간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 김진유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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