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역 우리동네미술관서 박형모 ‘보고싶다’ 초대전 30일까지
장성역 우리동네미술관서 박형모 ‘보고싶다’ 초대전 30일까지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3.04.10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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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전통서각예술 깊은 맛을 선물합니다”

원목 미감 살려 깎고, 쪼고, 파내고, 덧칠하여 살아있는 예술로
우리동네미술관에서 작품설명을 하고 있는 박형모 작가와 최영호 장성미협 지부장
우리동네미술관에서 작품설명을 하고 있는 박형모 작가와 최영호 장성미협 지부장

 

전통 서각예술의 향기를 맡으며 차 한잔의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장성역 바로 옆에 마련된 기차를 개조한 ‘우리동네미술관’에서 모처럼 서각예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박형모 기획초대전인 <보고 싶다>전이 열리고 있다. 장성 미협 초대로 이달 1일부터 시작, 30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초대전은 아파트에서 분주히 보내는 현대인의 바쁜 삶이 아니라, 시골 초가집 뒤뜰에서 시간의 흐름을 느껴보는 시공을 초월한 상념의 자리가 되고 있다.

서각 작품이 주는 독특한 글씨와 그것을 담은 목판, 그리고 장인의 숨결을 느끼게 하는 판각예술이 어우러져 시공간의 합작품이 되고 있는 것.

죽당 박형모(67.대구예술대 교수) 작가는 경남 하동이 고향이지만 이미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전통서각예술의 명장으로 알려져 있다. 광주와 장성에도 제자를 두고 있을 정도이며 최영호 미협 장성지부장과도 친분이 두터운 사이로 알려진다.

평생을 서각작품에 몰두한 죽당은 전통서각과 목공예, 죽공예 세 분야에 달인의 경지에 이를 정도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전시 중인 작품
전시 중인 작품

 

전통서각은 선조들이 즐겨온 음각을 기본으로 하되 폭포에서 물줄기가 떨어져 다시 차고 올라가는 맛을 주는 음원각의 기법을 개척해 작품에 또 다른 활력을 주고 있다. 처음 예술작품으로 변신을 시도했다는 죽공예는 굵고 긴 맹종죽을 불에 구워 말려 그 위에 글씨를 새긴 것으로 사군자에서 느낄 수 있는 늘푸른 기상을 주고 있다. 이번 출품작으로 하동산 굵은 맹종죽을 사용, 130cm 높이에 달하는 ‘盡人事待天命’을 새긴 명품을 선보여 감동을 주고 있다. 이들 죽공예는 국전에서도 하나의 장르로 볼 정도로 예술적 위상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서각의 기본이 되는 나무판의 재질도 참죽이나 느티나무, 돌배나무, 은행나무를 비롯한 400년 된 소나무 등을 활용하며 원형을 살려 예술적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마치 나무가 살아나며 예술의 향기로 옷을 입고 있는 듯한 감흥을 준다.

작품으로는 한글서각의 아름다움을 느끼게하는 <보고싶다> <풍경소리> <꿈> 등을 내놓고 있다. 한자 서각작품으로 <心淸思達> <篤志> <洗心> <人香萬里> 등 글자 한자, 한 획에 담긴 깊은 뜻을 음미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

죽당의 작품은 전통 음양각 기법을 충실히 하면서 끌로 쪼아 파내며 완성도를 높임으로써 정성과 섬세함이 돋보이는 장인의 숨결을 느끼게 하고 있다.

“장성역에 위치한 기차 전시장이라는 독특한 공간이라 서각전이 더 운치있어 보입니다. 죽어있던 나무에 작가의 새김작업을 통해 다시 살아있는 나무 작품으로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 서각예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감상해 보시면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칼 기법에서 나타나는 예리함과 끌로 쪼아내는 수공기법으로 전통서각의 깊은 맛을 제공한다. 작품 감상뿐 아니라 맘에 들면 구매도 할 수 있다.

죽당은 개인전 7차례를 비롯, 400여 회의 단체전과 해외전을 펼진 베테랑이다. 올 10월에도 일본 센다이에서 초대전이 예약돼 있을 정도다.

죽공예 기능보유자로 현재 한국미협전통공예부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전국예술인연합회장, 대한민국서화예술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작업장은 경남 하동군 황천면 여의길 26-9. 연락처는 010-3560-6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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