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장성주조 “그놈의 아스파탐 때문에 막걸리를 먹어 말어??”
탐방/ 장성주조 “그놈의 아스파탐 때문에 막걸리를 먹어 말어??”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3.07.17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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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 북일면 ‘장성주조’현장...홍길동막걸리.·단풍수·님과함께·구선생모주

WHO 발암물질 2B군 분류...“그리 걱정할 것 까지 없다~”

훨씬 위험 등급인 2A군에 소고기.돼지고기 포함 ‘어처구니’
장성주조에서 생산되고 있는 대표 막걸리와 모주
장성주조에서 생산되고 있는 대표 막걸리와 모주

서민들의 애환에 든든한 벗이 있다면 분명 막걸리와 소주를 빼놓을 수 없다. 서럽게 못 살았던 시대는 물론이고 인공지능이 판치는 현대인들에게도 마찬가지. 그런데 갑자기 그 막걸리에 무슨 문제가 있다고 난리법석이다.

지난 14일 오후 장성의 대표 막걸리로 명성을 얻고 있는 ‘홍길동막걸리’ 제조공장을 찾았다. 막걸리 제조과정에 사용되는 아스파탐이라는 성분이 세계보건기구에 의해 14일부터 발암가능물질(2B군)로 분류됐다는 뉴스가 나왔기 때문이다.

장성읍에서 장성댐 옆을 지나 작은재를 넘어 북일면으로 향하는 대로변에 위치한 ‘장성주조’ 사무실은 언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듯 평온했다.

하루 제조시설 점검을 마친 뒤 인터뷰에 응한 구정운(60) 대표는 언론에 도배되는 아스파탐 뉴스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도 하도 떠들어대니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막걸리 제조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구정운 대표
막걸리 제조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구정운 대표

“좀 황당스러울 뿐이죠. 수십 년 동안 친근하게 대해온 막걸리를 하루아침에 발암의 원흉처럼 보도하고 있으니... 술(알코올)과 소고기·돼지고기가 훨씬 위험한 발암물질(2A군)로 분류돼 있지만 잘 먹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것보다 위해성에서 수십 배나 약한 감미료가 해롭다며 경고하는 모습은 앞뒤가 맞지 않는 셈이죠”

구 대표에게 매출 변동을 물어보니 뉴스가 시작된 열흘 동안 매출을 분석하니 약 20% 정도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몸에 안 좋다는 소식을 들은 사람들의 심성을 외면할 수도 없다. 현실이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필요하면 제조원가가 더 들더라도 방법을 찾을 생각이다. 정부가 어떤 가이드라인을 내놓거나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언제든지 대체재를 사용할 의도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선친 때부터 수십 년 이어온 전통 막걸리 명성에 흠 잡히지 않을 것입니다. 지역민의 사랑을 받아온 만큼 정성으로 보답해야죠. 정부 규정에 맞게,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정직하게 하다보면 인정받을 것 아닙니까?”

WHO 아스파탐 발표 소식에 막걸리 공장을 찾은 김영미 북일면장(사진 가운데)
WHO 아스파탐 발표 소식에 막걸리 공장을 찾은 김영미 북일면장(사진 가운데)

고 대표는 대형 간판 하나 없는 주조장 입구에 대표 상품인 ‘홍길동막걸리’라고 입간판이라도 세우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에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좋은 술 만들어 내는 것이 우선하는 일 아닌가요”라며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장성주조는 선친 구금용씨가 장성읍(현재의 장안숯불갈비 자리)에서 막걸리 공장을 운영하다 깨끗한 환경에서 막걸리를 만들겠다며 2016년 공장을 이곳 북일면으로 이전, 대를 이어 구정운 대표가 직접 현장을 책임지고 있다.

장성주조 생산 품목으로는 장성을 대표하는 막걸리인 ‘홍길동막걸리’와 ‘님과 함께’를 비롯, 동동주인 ‘단풍수’가 널리 애용되고 있으며, 알콜도수 1.5도인 ‘모주’는 골프장 등에 납품하여 운동 전후 기분전환용으로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또 고로수가 채취되는 겨울과 이른 봄철에만 나오는 막걸리인 ‘고로쇠막걸리’는 한겨울용으로 제맛을 선물한다.

막걸리 제조 현장을 설명하고 있는 구 대표
막걸리 제조 현장을 설명하고 있는 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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