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뇌혈관연구소’ 장성 확정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장성 확정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3.07.24 11: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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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불모지 장성에 국가기관” 미래 먹거리 확보

유두석 전 군수의 발상과 추진력…5만 군민 16년 땀과 투쟁의 결실
장성이 챙길 경제효과·일자리 집중할 때…범군민 TF구성 등 시급
국립심뇌혈관연구소가 들어설 첨단3지구 내 나노산단 부근. 장성 남면 일대 지형도. 5만 평의 관련 부지 가운데 7천여 평이 사용될 예정이다.
국립심뇌혈관연구소가 들어설 첨단3지구 내 나노산단 부근. 장성 남면 일대 지형도.
5만 평의 관련 부지 가운데 7천여 평이 사용될 예정이다.

장성군의 국립심뇌혈관연구소(이하 연구소) 설립 확정은 장성 발전 역사의 거대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다.

의료와 관련된 역사나 인물 하나 없는 장성이란 황무지에서 국립의료기관을 우뚝 서게 만들어 자손 대대로 혜택을 누릴 기반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포기를 몰랐던 16년의 굴곡진 도전사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 신화, 그 자체였다. 무산 위기 때 하나가 되어 분연히 떨치며 일어나 쟁취한 5만 군민들의 한 서린 눈물과 뜨거운 열정의 산물이기도 하다.

아울러 장성 군민들은 “한 마음으로 똘똘 뭉쳐 한다면 해내고야 마는 집념의 결실”이기도 하다.

연구소는 처음 어떻게 시작됐나?

국립심뇌혈관연구소 탄생의 시작은 민선 4기(2006.7~2010.7)가 갓 출범한 2007년부터였다.

당시 국가 정책을 꿰뚫어 보고 있던 유두석 군수는 전국을 삼각 거점으로 나눠 심뇌혈관 치료연구사업을 시작할 것이란 분석을 마치고, 그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정명호 전남대 의대교수를 끌어들여 도전장을 내밀게 된다. 당위성과 가능성, 그리고 5만 군민의 염원을 모아 행군을 시작한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던 삼각 거점은 충청도의 오송첨단의료단지, 영남의 대구경북첨단의료단지, 그리고 호남의 심뇌혈관연구단지였다.

당시 유두석 군수는 ‘특이한 자원이 없는 장성이 미래 영구적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가 기관 유치밖에 없다’는 신념으로 국립심뇌혈관연구센터 유치전에 발을 디뎠다. 군민들도 1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하고 군의회에서도 추진위 구성을 위한 조례 제정에 나서며 불을 붙였다.

그러나 2010년 민선 5기 지방선거에서 김양수 군수가 당선되자 전임자의 역점 추진사업이었던 이 사업은 진척을 보지 못했다. 급기야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포기상태에 이르렀다.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이 무산 위기에 놓이자 장성읍 거리로 뛰쳐나와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예산을 신속히 집행하라"며 설립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는 군민들(2021년 11월 22일).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이 무산 위기에 놓이자 장성읍 거리로 뛰쳐나와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예산을 신속히 집행하라"며 설립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는 군민들(2021년 11월 22일).

끊임없는 타당성 용역·재조사 반복... 시련과 극복의 역사

민선 6기에 당선되면서 다시 군정을 이끈 유두석 군수는 끊임없이 정부 부처와 국회, 전남도, 민주당과 새누리당 등을 방문하면서 국립심뇌혈관센터 유치의 문을 두드렸다.

마침내 2017년 문재인 정부는 당선과 동시에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반영하고 100대 국정과제에 선정되며 급물살을 탔다. 복지부가 건립 타당성 용역에 착수하는 등 순탄하게 흐르는 듯 했다. 그러나 업무를 이관 받은 질병청이 2021년 11월 건립 타당성 기본계획 용역을 다시 실시해 설립 필요성이 없다고 진단하고 이미 성립한 예산이 불용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같은 상황에 놓이자 5만 군민들은 2021년 12월 초, 눈보라 휘날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장성역전에서부터 시내 중심가를 오가며 정부에 설립을 촉구하는 항의 시위를 이어갔고 사회단체가 조직적으로 서울에 올라가 ‘청와대 릴레이 삭발투쟁’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그리고 마침내 국회로부터 22년도 정부예산 22억원 확보하고 그 위치를 장성으로 한다는 근거를 마련했다.

윤석열 정부의 마지막 시험무대 KDI

장성군에 던져진 시련은 2022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또 시작됐다. 사업에 의구심을 품던 정부는 22년 5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 타당성 재조사를 실시했다. 민주당 정권인 문재인 정부가 23년도 예산으로 25억 원을 확보해뒀으나 국민의힘 정권인 윤석열 정부가 또다시 제동을 건 것이다.

KDI는 위원 현장조사는 물론 3차례에 걸친 보고회를 통해 타당성을 인정하고 장성군의 유치 의지를 재차 확인, 합격점을 주었다. 이를 바탕으로 기획재정부는 7월 20일 마침내 최종 확정을 발표하고 만천하에 정책 추진 의사를 천명하게 된 것이다.

기재부의 이 같은 타당성 조사발표와 예산안 투입 계획은 더 이상 번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두석 군수와 심민섭 군의원 등 지역 인사들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청와대 앞에서 삭발 시위를 갖고 정부에 거세게 항의했다. (2021년 11월 24일)
유두석 군수와 심민섭 군의원 등 지역 인사들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청와대 앞에서 삭발 시위를 갖고 정부에 거세게 항의했다. (2021년 11월 24일)

나머지 문제는 없나?

국립심뇌혈관연구소의 설립은 축하할 일이지만 당초 장성군이 기대하고 추진해 왔던 국립심뇌혈관센터와 현격한 차이가 있다. 규모가 엄청나게 축소된 것이다.

당초엔 전국 17개 지역과 대학에 분산돼있는 심뇌혈관센터를 총괄하는 거점 역할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염원했다. 연구 기능과 치료, 치유를 병합하는 심혈관계 최고 중추기능으로서의 센터를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1개 병원 역할에도 못 미치는 연구소 기능으로 축소됐다.

미진한 시작이지만 이를 도약대 삼아 어떤 유사 의료 기관이든, 연관 산업이든 유치하여 장성 지역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은 우리 당대인들의 몫으로 남았다.

지금까지 장성은 정부나 질병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간청하는 자세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 땅에 설립되는 만큼 이제부터는 당당한 주인이 돼야 한다.

질병청과 전남도가 주도하여 설립하는 과정에서 장성사람들의 염원이 소외되거나 배제되지 않도록 특별 범군민기구를 발족, 추진 주체자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까지 국립심뇌혈관 추진 경위(2007년~2023년)

❍ 국립심뇌혈관센터 장성유치 계획발표('07.5.8.) 1만인 서명운동('07.10.)

❍ 국립심뇌혈관센터추진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제정('10.5.)

❍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 반영․국정 100대 과제 선정('17.7.)

❍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 타당성 기본계획 용역(복지부, '20.4.~'21.6.)

❍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 및 건립 타당성 기본계획 용역(질병청 '21.4.~10.)

❍ 국립심뇌혈관센터 신속 설립 촉구 총력대응( '21.11,15.~12.2.)

❍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22년 정부예산 28억원 확보('21.12.3.)

❍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설립 사업 타당성 재조사 개시(KDI , '22.5.16)

❍ KDI 타당성 재조사 위원 현장조사('22.6.10.)

❍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23년 정부예산 25억원 확보('22.12.23.)

❍ 기획재정부 타당성 재조사 통과('2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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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왜 거기서 나와 2023-07-24 16:04:07
유두석이 지금도 군수인가요 장성투데이는 정신차려야
도배를 했네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