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에 쩍쩍 갈라지는 불만투성이 황미르랜드 황톳길
뙤약볕에 쩍쩍 갈라지는 불만투성이 황미르랜드 황톳길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3.08.28 1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성군, 이용자 불만에 '황토에 물 뿌리겠다'

제봉산 숲길 등 제대로 된 맨발길 조성 시급
영광 물무산 황톳길을 맨발로 걷고 있는 이용객. 영광군은 물무산 황톳길 조성 이후 많은 관광객 유치에 성공했다.
영광 물무산 황톳길을 맨발로 걷고 있는 이용객. 영광군은 물무산 황톳길 조성 이후 많은 관광객 유치에 성공했다.
장성 황미르랜드 오름산책길을 걷고 있는 이용객. 그늘도 없는 맨빵에 조성해 놓은 황토가 쩍쩍 갈라지고 있다.
장성 황미르랜드 오름산책길을 걷고 있는 이용객. 그늘도 없는 맨빵에 조성해 놓은 황토가 쩍쩍 갈라지고 있다.

 

“장성에도 제대로 된 맨발 황톳길을 만들어주세요!”

최근 맨발걷기 열풍으로 전국의 지자체들이 앞 다퉈 황톳길 조성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장성에도 숲길에 조성된 제대로 된 맨발 황톳길 하나쯤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장성군에서는 황미르랜드 상류에 지난 5월 조성된 ‘오름산책길’에 황토흙을 깔아 어싱족(건강을 위해 신발을 벗고 걸으며 대지와 직접 접촉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지만 엉터리라는 불만이 많다.

‘오름산책길’은 최근 맨발걷기 열풍을 타고 아침저녁으로 평일이면 200여 명, 주말이면 3~400여 명이 찾아 맨발 산책을 즐길 정도로 이용객이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이 같은 인기에도 산책길을 이용하는 이용객들은 제반시설은 물론 기본적인 여건조차 갖춰지지 않은 황톳길에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그늘하나 없는 황미르랜드에 맨발황톳길을 조성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전국 어느 지자체 황톳길도 도로나 제방, 벌판에 황톳길을 조성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황톳길은 맨발로 걷기 편할 정도로 촉촉한 느낌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장성군이 개설한 ‘오름산책길’은 벌판이나 다름없는 둑방길에 황토를 깔아 햇볕에 노출되면 돌맹이 길보다 더 단단해진다.

군은 지속적으로 황토를 보강한다고 하지만 비가 오면 유실되고 또 깔아야 하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황톳길 이용자들은 “장성군이 처음부터 장성읍 인근 제봉산 등 무장애 숲길을 택해 정비하고 맨발 황톳길을 조성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산책길을 걸으며 건강을 챙긴다는 장성읍 영천리 40대 주부 김 아무개 씨는 “산책길을 맨발로 걸으며 다이어트도 하고 건강도 많이 회복해 좋지만 쩍쩍 갈라진 황톳길에는 굵은 자갈들이 밟혀 발바닥이 아플 정도”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제법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날씨임에도 황톳길 맨발 걷기에 나선 장성읍 영천리 50대 주부 이 아무개 씨 역시 “황톳길 자갈이 굵어 발바닥이 아프다”면서 “이른 새벽뿐 아니라 저녁 시간대 맨발 걷기 하는 주부들은 가로등 조명이 하나도 없어 저녁시간에 휴대전화로 랜턴을 켜고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늦은 오후 시간대 만난 장성읍 장안리 40대 주부는 “그늘하나 없는 곳에서 맨발 산책을 하자니 여름철 낮 시간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지역민들은 오름산책길의 부실한 황토와 전무한 조명시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장성군은 그때그때 땜질식 대응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장성군 담당자는 오름산책길 이용자가 발바닥 통증을 호소하자 9월 중으로 입자가 고운 새 황토를 깔아 덧씌운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흙이 말라 갈라짐을 방지하기 위해 황토에 스프링쿨러 등을 설치해 물을 뿌릴 계획이지만 가로등 설치는 예산이 없어 당분간은 설치가 불가하다고 밝혔다.

군의 이 같은 대응은 오히려 이용객들의 불만만 가중시키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장성군은 새로운 대안 모색은 커녕 오름산책길 이용자가 늘어나자 황룡강 파크 골프장 인근에 제2의 맨발 황톳길을 조성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또 다른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만 낳고 있다.

황미르랜드 오름산책길은 장성군이 사업비 1억5,341만 원(황토포장 4,914만, 조경식재 1억 426만)을 들여 황룡강 힐링센터 일원에 둘레 700여 미터 길이로 지난해 12월 착공해 올 4월 준공됐다. 처음엔 산책길에 굵은 모래 등을 깔아 일반 산책로로 이용돼 왔으나 주민들의 요청으로 5월부터 굵은 모래 위에 황토를 깔아 주민들이 맨발 산책길로 이용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