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도와주러 갔다 참변도 원통한데 사인도 불분명
일 도와주러 갔다 참변도 원통한데 사인도 불분명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3.09.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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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축사 작업 중 사망한 유가족 “진실 밝혀 달라” 요청

경찰, 과실치사 혐의 검토…국과수 부검 결과 9월 중순
참사가 일어난 축사 현장을 경찰과 감식반이 살펴보고 있다. 축사주인은 감식반 뒤로 놓인 철제파이프가 차 씨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유가족은 다른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참사가 일어난 축사 현장을 경찰과 감식반이 살펴보고 있다.
축사주인은 감식반 뒤로 놓인 철제파이프가 차 씨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유가족은 다른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장성읍 상오리 한 축사에서 작업 중 숨진 60대 차 모 씨의 유족이 사망 원인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며 경찰에 부검을 의뢰했다.

유족들은 차 씨의 사망 원인이 축사 주인인 A씨의 주장처럼 H빔에 의한 사고사가 아니었으며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A씨가 고용한 인부가 아니라 일을 도와주다 참변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들은 “A씨와는 이웃으로 친밀하게 지내오던 사이이며, 사건 당일 A씨가 차 씨에게 트랙터 운전을 부탁해와 이를 도와주러 갔다가 참변을 당한 것”이며 “사고 현장에서 시신과 현장의 모습 등을 종합해 볼 때 현장에 H빔은 없었으며 사각형의 철제파이프만 있었는데 이 물체가 쓰러져 사망했다고는 정황상 맞지 않아 경찰에 부검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이에 대한 증거로 “A씨의 주장대로라면 차 씨가 파이프를 맞고 넘어질 때 이를 방어하려거나 피하려 했을 것인데 얼굴과 팔 주위엔 전혀 상처가 없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가슴뼈와 쇄골 등이 으스러지고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강한 충격에 노출된 것 같았으며 다리 한쪽 복숭아뼈가 무엇에 맞은 듯 심한 상처가 있었다. 100Kg에 달하는 건장한 체격의 고인이 그리 무겁지 않은 파이프에 깔렸더라도 사망까지 이르진 않았을 것”이라며 “아마도 트랙터 같은 무겁고 둔탁한 장비의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사가 아닌가 의심된다”고 추정했다.

유족들은 A씨가 사고 직후 바로 경찰과 소방서에 신고하지 않고 수십 분이 지난 후에야 신고한 점. 사고 현장이 훼손된 점 등도 석연찮은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유족들은 안타깝게 돌아가신 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상규명을 하고 싶어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고 밝혔다. 차 씨에 대한 국과수의 부검결과는 9월 중순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장성경찰은 “보다 자세한 사망원인은 부검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A씨가 얘기하는 철제구조물로 인한 사망이든 다른 무언가로 인한 사망이든 사고사였다면 A씨의 과실치사 혐의는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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