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향·천혜향 재배해 보니... 남면 천재선 대표 인터뷰
레드향·천혜향 재배해 보니... 남면 천재선 대표 인터뷰
  • 김지운 기자
  • 승인 2024.01.22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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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선 대표, 기술 경쟁력으로 차별화된 맛 구현
제주와 다른 물관리로 달달함에 새콤함을 더하다
기후위기 시대, 농가 작목전환 ‘레드향·천혜향’ 적합

“제주도 레드향이 달다면, 달달함에 새콤한 것을 더한 것이 장성 것입니다. 제주도에서도 이 기술은 따라오지 못합니다”

제주도에서나 볼 법한 레드향과 천혜향. 이제는 장성에서도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남면 연호농산 천재선(56) 대표가 안내한 레드향과 천혜향 시설 하우스. 문을 열자 밝은 주황빛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나무와 초록 잎, 주렁주렁 먹음직스럽게 열린 레드향과 천혜향이 한껏 자태를 뽐냈다.

장성 레드향은 과육 알갱이가 톡톡 씹히며 달달함과 새콤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여기에 베어 물때 퍼지는 레드향의 향기는 싱그럽기까지 하다. 맛의 비밀은 13브릭스 이상의 당도와 장성군 레드향 농가의 축적된 재배기술로 더해진 새콤함에 있다.

천 대표는 장성 레드향의 맛의 비결이 ‘물관리’에 있다고 했다.

천 대표가 제주도를 오가며 레드향 재배기술을 배울 당시 ‘물을 자주 줘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천 대표는 생각이 달랐다. 그는 제주도와 장성의 토양이 다르다는 생각에 오히려 물을 줄이면서 재배했다. 그의 예상대로 레드향 나무는 잘 자랐고 열매의 상품성도 높아졌다. 재배기술의 현지화가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천 대표는 “제주도산 레드향은 새콤한 맛을 내지 못한다”며 “이제는 제주 레드향 농가가 장성의 새콤한 맛을 배우기 위해 견학을 온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이어 “기술력으로 경쟁력을 점차 갖춰 가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장성 관내 14 농가로 조직된 ‘아열대과수연구회’가 재배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애쓴 결과물이라고 했다. 천 대표는 현재 아열대과수연구회 총무를 맡고 있다.

천 대표가 레드향을 재배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8년이다. 장성군이 레드향을 2016년에 처음으로 도입한 것을 미루어 볼 때 재배기술과 연구가 턱없이 부족했을 법하다.

천 대표는 부족한 부분을 제주도를 오가며 채워 나갔다.

“저기 하얀 줄로 묶은 것 보이죠? 저것도 제주에서 배워 온 것입니다”

천 대표가 제주도에서 나무에 줄이 묶여 있는 것을 보고 줄의 용도가 열매 무게로 가지가 떨어지지 않도록 묶어 매는 작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만큼 당시 아열대과수의 재배기술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천 대표. 그는 재배기술력을 키우기 위해 부족한 부분은 발품을 팔아 배웠고, 재배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천 대표가 레드향과 천혜향으로 얻는 판매 수익은 현재, 하우스 1동당 750만 원 정도로 1천만 원 이상의 수익을 내는 찰토마토에 비해 적다고 한다. 하지만 기후변화 등으로 대체할 수 있는 농작물로 가치가 높다고 평가한다.

레드향과 천혜향이 난방비와 노동력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매력이라고 했다.

지난 12월 한파에도 별도의 난방을 하지 않았다는 천 대표. 그는 시설 온도 유지 비법이 하우스에 있다고 한다. 하우스의 열기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비닐로 두 겹, 부직포로 한 겹, 이렇게 하우스를 3중으로 세워 놓으면 걱정이 없다고 한다.

이와 함께 수확할 때 다른 작목과 비교해 일손이 적게 들어가는 장점을 들었다. 그는 설 명절을 앞둔 지금, 대목임에도 자신과 아내 두 사람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천 대표는 주의사항도 빠뜨리지 않았다. 고소득을 목적으로 아열대과수재배에 뛰어든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며, 묘목을 심고 첫 수확까지 3년이 걸리는 만큼 이때까지는 지긋이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천 대표의 연호농산은 800평 규모의 4연동하우스에서 레드향 250주, 천혜향 170주를 재배하고 있다. 연동하우스는 단동하우스를 격벽 없이 이어 붙여 놓은 모습을 생각하면 된다.

구입문의: 010-3613-3176(연호농산 천재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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