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취업 도전기 ② 내 아이가 먹을 것은 직접 만든다 ‘올바름’
중증장애인 취업 도전기 ② 내 아이가 먹을 것은 직접 만든다 ‘올바름’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4.02.0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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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과자류 네이버 평점 유일한 4.9 독보적 신뢰 입증

내 아이가 먹을 것은 직접 만든다 ‘올바름’

유아 과자류 네이버 평점 유일한 4.9 독보적 신뢰 입증

 

 

김정광 올바름 대표
김정광 올바름 대표

“아이를 키워본 부모들은 모두 알거예요 아이들이 음식이 안 맞아 게워내고 거부반응을 보이면 부모 심정이 얼마나 답답하고 속이 쓰린지를 그래서 내 아이 먹일 음식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 사업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아이들 간식과 유아식 등을 생산하는 ‘올바름’ 김정광 대표는 2013년, 돌이 안 된 아들을 모유수유에서 분유로 바꿨는데 입 주변이 빨개지고 두드러기가 올라오면서 분유를 먹지 않았다. 유제품 알러지였는데 그걸 몰랐던 아내는 그 힘들다는 모유 수유를 무려 3년이나 해야 했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이어 어느날 부모님께서 시장에서 사온 뻥튀기를 아들에게 먹여봤더니 괜찮아서 ‘내 아이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간식을 만들어 봐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쌀을 사서 불려 방앗간에 가져가 가래떡을 만들고 하나하나 직접 널어 건조시켰다. 깨지고 부서지기를 수없이 반복하다 성공적으로 만들게 되고 양이 많아 동네 주민들께 나눠 드렸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알고 보니 동네에 김 대표처럼 유제품 알러지나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이 꽤 많아 그 아이들도 시중에 판매하는 간식은 못 먹더라. 그 일을 계기로 내 아이 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과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과자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렇게 사업 등록증도 만들 줄 몰랐던 이가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어 주겠다는 아빠의 마음 하나로 만든 기업이 올바름이다.

핀매처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지금은 연매출 15억 원에 호주와 베트남, 캐나다, 대만 등 해외에서 더욱 호평 받는 기업이 됐다. 무엇보다 국내에서도 엄마들이 믿고 찾는 아이들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아이들 쌀 과자 중 네이버 평점 5점 만점에 4.9를 기록한 유일한 제품이다.

올바름은 기업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독도사랑운동본부 회원이기도 한 김 대표는 법인 수익금의 일부를 독도사랑운동에 후원하고 있는데 일본과 중국 수출계약을 앞두고서는 과자봉지 뒷면에 새겨진 독도 지도가 문제가 됐다.

일본 업체에서는 수출계약 시 봉지의 디자인을 교체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김 대표는 단호히 이를 거절했다. 당장 눈앞의 수익보다 올곧은 애국을 택했던 것. 중국 업체는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지도를 빼 달라고 했지만 김 대표는 이 역시 거부해 결국 수출계약이 무산됐다.

이처럼 제품에 대한 고집 뿐 아니라 독도사랑도 고집스런 김 대표는 지역에 대한 애정도 남달라 생산된 쌀과자를 장성장애인종합복지관과 관내 지역아동센터 등지에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동화면 금강산로 236 번지에 터를 잡은 ‘올바름’은 2018년 창립해 2020년 전남도지사 품질인증, 대만수출 과자부문 해썹인증, 벤처기업 인증/ 2021년 현 부지로 공장이전, 캐나다 수출, 특허등록, 캔디류 해썹인증/ 2022년 청년사관학교 졸업, 베트남 수출, 특허등록, 2023년 해외인증(FSSC 22000, 할랄, 비건) 호주 수출 계약했다.

올바름에서 직업재활훈련 중인 박화○, 김기○씨와 훈련지원인

올바름에서는 2021년 5월 말부터 3명의 중증지적장애인이 하루 3시간씩 일주일에 4일 재활지원훈련을 받고 있다.

올해 31살인 김기○씨는 지적장애 뿐만 아니라 청각장애까지 가지고 있어 재활훈련에 어려움이 예상됐으나 빠른 이해력과 적응력으로 재활훈련에 잘 적응할 뿐 아니라 항상 웃는 얼굴로 동료들과 훈련지도원의 마음마저 즐겁게 한다.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김기○씨는 스스로 개인위생 관리에 어려움이 있으며 중복장애로 보청기를 사용함에 따라 의사소통 시 발음이 명확하지 않거나 김기○씨의 보호자인 할머니에게 의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김기○씨는 직무이해도가 빠르고 지시사항 이해도가 높고 대인관계가 좋아 학습을 받으면 필요한 도구를 정리정돈하며 스스로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한다.

김기○씨는 직업재활훈련을 받기 전엔 직업에 대한 관심도가 낮았으나 지속적이고 꾸준한 훈련 참여로 직업에 대한 관심도가 향상됐으며 훈련비를 모아 할머니를 위해 선물을 사는 등 경제관념이 부족함에도 돈을 모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직업훈련에 참여하면서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하는지, 또 계획을 세워 쓰는 모습을 보였다.

건강이 안 좋아 오랜 시간 업무를 유지하기에는 체력이 뒷받침 되지 않았으나 짧은시간 훈련에 참여하고 수행하는 데에는 지시와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올바름에서 직업재활훈련 중인 박화0, 김기0씨와 훈련지원인
김소○씨가 올바름에서 직업재활작업 중이다

올해 21살인 김소○씨 역시 지정장애를 앓고 있는데 함께 살고 있는 어머니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며 타인의 말은 들으려 하지 않고 고집이 쎄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어릴 적 배운 피아노를 잘 치며 음악적 소질도 갖추고 있다. 직업재활훈련을 받으며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빠른 직무 속도를 보였다.

직업훈련을 받기 전에는 모든 상황에서 어머니를 찾는 등 어머니에 절대 의존 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훈련 및 교육을 통해 스스로 결정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올해 38살인 박화○씨는 인지능력이 낮아 스스로 결정하는 걸 어려워하며 주위 의식을 많이 하고 고집 또한 세다. 이성에 대한 관심이 높으며 직무속도와 집중도가 낮았다.

박화○씨는 그럼에도 대인관계 형성이 잘돼 있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을 도울 줄 알고 인사를 잘하며 재활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훈련지원인과 동료들에게 애교를 떨어 인기가 좋다.

박화○씨는 훈련 전엔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적응이 힘들고 작업 속도가 다른 동료에 비해 느렸으나 반복적 훈련을 통해 직무속도가 행상됐으며 처음엔 1부터 5까지의 숫자만 셀줄 알았는데 지금은 1부터 20가지 세는 등 숫자세기 능력도 향상됐다.

올바름 김정광 대표는 직업재활훈련 중인 김기○, 김소○, 박화○씨 모두를 조만간 취업 시킬 의사도 가지고 있다. 김 대표는 이들 훈련생들이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만큼 제몫을 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사람의 노동자로서 회사에 충분히 보탬이 되고 있어 장성군장애인종합복지관과 논의를 통해 단시간 일자리 창출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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