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취업 도전기 ③ 오로지 직접 채취한 꿀만 판매한다 ‘효심이네 꿀가게’
중증장애인 취업 도전기 ③ 오로지 직접 채취한 꿀만 판매한다 ‘효심이네 꿀가게’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4.02.26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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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1년 만에 광주 신세계백화점 입점 “품질로 승부한다”
반세훈대표가 꿀 자동 포장 기계를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장성에서는 막대모양의 기다란 스틱에 담긴 꿀을 먹는 지역민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간편하면서도 먹기 좋아 휴대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지역민이 꽤 많다.

우리는 꿀을 먹을 때는 보통 뚜껑을 열고 꿀단지에서 나무 막대나 수저 등으로 적당량을 떠서 먹는데 매번 잘 열리지 않는 뚜껑을 여는 일에서부터 꿀을 뜨기까지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간단히 꿀을 먹을 수 있다니 참 편리하다 싶었다. 이 스틱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효심이네 꿀가게’황룡면 기산빌딩에 입점한 ‘효심이네 꿀가게’는 수년간 전라남도양봉협회장을 지낸 반성진 회장의 장남 반세훈(45)대표가 아버지와 본인이 직접 채취한 벌꿀과 한국양봉협회의 인증을 받은 벌꿀 등을 판매하고 있다.

‘효심이네 꿀가게’에서 판매하는 꿀은 반세훈 대표와 반성진 회장이 매년 5, 6월 이동양봉(마산, 이천, 공주, 장성 축령산 등)에서 채밀한 천연벌꿀을 판매하고 있다.

효심이네 꿀가게의 천연꿀은 인위적인 설탕물 제공 없이 꽃을 비롯한 천연재료들을 꿀벌이 먹고 모은 꿀로, 벌집 주변에 설탕을 두고 꿀벌이 설탕을 먹고 모은 꿀인 사양꿀과는 다르다.

사양꿀은 천연꿀에 비해 영양소가 다소 낮지만 값이 저렴한데 반해 사양꿀의 비타민C 함량은 0.001%, 천연꿀의 비타민C 함량은 0.12~0.19%로 10배이상 차이가 난다.

자연에서 직접 채취하고 채밀한 100% 천연꿀이라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간편한 스틱 포장과 간편한 튜브포장으로 행여 발생할지 모를 세균 감염으로 변질될 우려마저 없다.

효심이네 꿀가게는 창업한지는 1년 남짓 지나지 않았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입소문이 퍼져 항상 주문량이 달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이번 설명절을 앞두고 밀려드는 주문 폭주로 포장하고 배달하는데 일손이 달려 애를 먹기도 했다.

효심이네 꿀가게는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장성몰 등의 온라인과 첨단 장성로컬푸드 매장, 하나로마트, 신세계 백화점 등에 입점해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효심이네 꿀가게는 지난해 1월 사업자 등록을 마친 후 4월에 하나로마트와 장성로컬푸드에 입점했고 9월엔 광주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해 장성뿐 아니라 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반 대표, 다운증후군 나소○씨 “없어서는 안 될 존재”

효심이네 꿀가게에서 제품을 포장 중인 나소○씨와 훈련지원인

반세훈 대표는 “단순작업이지만 직업재활 훈련 중인 나소○씨의 작업이 없었다면 주문 들어온 물량을 제 시간에 보내 수 없을 정도로 나소○씨의 손길은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존재가 됐다”고 말한다.

다운증후군으로 중증 지적장애를 가진 나소○(21)씨는 중증 시각장애인인 어머니, 언니, 오빠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특수학교 졸업이후 지난해 10월부터 장성장애인종합복지관 직업적응훈련반을 이용하고 있다.

나소○씨는 ‘효심이네 꿀가게’에서 주로 종이박스 등의 포장을 하거나 접는 일을 하고 있는데 직무에 필요한 기초학습능력 활용이 부족하며 다운증후군으로 인해 손가락이 짧고 손끝이 뭉특해 미세한 부품을 활용하는 직무 수행 시 어려움을 겪었으며 긴 시간 직무에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나소○씨는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사람을 잘 따르는 편이고 애교도 많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다. 숫자에 대한 개념이 없고 글을 읽지 못하지만 그림이나 모양, 형태 등으로 구분해 작업을 준비하는 등 열정을 가지고 있다.

직업재활훈련을 받기 전에는 직무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직무를 할 경우 많이 울기도 했지만 현재는 새로운 직무를 할 경우 적극적으로 배우려고 한다.

작업 중 주위를 살피거나 혼잣말을 해 주위가 산만했는데 작업태도에 대한 지도 및 집합교육을 통해 집중력이 향상돼 제품 불량이 많이 줄어들었다.

상사 및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말을 해 직원들과 의사소통 및 관계형성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작업 중 직무에 어려움을 느낄 경우 훈련지원인이 작업하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해 따라 하거나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 보는 등 업무를 위해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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