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취업 도전기 ② 옐로우푸드
중증장애인 취업 도전기 ② 옐로우푸드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4.02.05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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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지키고 싶은 전라도 김치”를 아시나요?

3+2무, 3가지 양념으로만 맛을 낸 옐로우푸드

19년 김치맛 일궈온 장인의 숨결이 살아있다
전건수 옐롤우푸드 대표

“꼭·지·김치를 아시나요?” 꼭 지키고 싶은 전라도 김치, 또는 시발점 또는 중요한 정점의 의미를 지니는 꼭지는 그만큼 소중하고 중요한 김치라는 뜻이란다.

오로지 김치관련 경력만 19년 된 노하우로 100% 국내산 농수산물을 재료로 전라도 식 김치를 만들고 있는 (주)옐로우푸드(대표 전건수)는 3+2무(無) 제조 방법을 고수하여 방부제, 색소, 조미료, 물과 소금을 넣지 않고 간장과 3젓갈(새우젓갈·멸치젓갈·황석어젓갈)로 맛을 낸다. 그렇기에 감칠맛과 풍미가 뛰어나 한번 맛본 소비자는 이 맛을 잊을 수 없어 다시 찾는다.

그런데 이렇게 맛있는 김치는 왜 마트나 시장 등 시중에서는 찾을 수 없는 걸까?

해답은 (주)옐로우푸드의 납품방식에 있었다. 옐로우푸드의 김치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깊은 전라도 김치맛을 가지고 있지만 거대 대기업이나 전문식품회사와 경쟁하기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마케팅과 유통에 주력하자니 자본도 녹녹치 않을 뿐더러 그 돈이면 제품 향상에 더 투자하는 게 전건수 대표는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장성에서 생산된 맛좋은 무공해 재료로 김치를 생산해 보급하고 대신 상표는 주문한 기업의 이름으로 팔리게 된다. 일명 ODM(제조업자개발생산. 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er)방식으로 ODM은 제조업자개발생산의 약자로, 생산자가 제품의 개발부터 생산까지 담당을 하고, 주문자는 원하는 스펙 또는 기본적인 기획만을 의뢰하는 방식을 말한다. 제품의 개발까지 관여하기 때문에 OEM에 비해서 제조업자의 역할이 대폭 증대된 생산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으로선 장기적으로 손해이자 개선해야할 점이지만 옐로우푸드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봤을 때 손쉽게 거래처를 확보 할 수 있고 물량을 조절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2019년에 설립된 (주)옐로우푸드는 거래처 2곳부터 시작해 지금은 25개 업체에 납품하는 견실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지만 항상 순탄하게만 성장해온 것은 아니다. 설립 후 4년여 간 해마다 성장하며 직원들을 늘려왔는데 늘어난 인력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현상을 보여 지난 한해는 꽤 어려움도 겪었다.

2020년 까지 매년 1억씩 16억 매출을 올리다 지난해는 19억 원의 연매출을 올렸는데 늘어난 직원 수에 비하면 매출이 더디게 나타난 것.

하지만 지난해의 부진은 오히려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대대적인 마케팅과 경영 혁신을 통해 영업과 유통망을 늘리고 납품수량도 늘려 올해는 25억 이상의 혁신적인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전 대표는 지역 내 소외된 계층을 위해 기부활동 및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사업체를 꾸리면서 지역 황룡면 청년회에 가입해 이웃에 대한 봉사활동은 물론 생산하고 있는 김치를 기부해 이웃들의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2019년 4월 2일 황룡면 신호신촌길 2-13번지에 자리 잡은 (주)옐로우푸드는 김치 19종(배추김치, 총각김치, 갓김치, 백김치 등을 제조·판매(온라인)하고 있다. 2019년 HACCP인증 (배추김치, 기타김치, 양념속, 절임신품)/ 2020년 9월 스마트공장 보급 지원사업 협약(21년 4월 완료)/ 2020년 6월 대통령상 수상(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2020년 10월 상무대 공병포병 간부식당 납품/ 2020년 12월 매출액 16억 달성/ 2021년 6월 전남도지사품질인증, 남도미향 사용권 획득/ 2021년 8월 전남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2022년 9월 베트남 수출/ 2023년 1월 캐나다 벤쿠버, 미국, 베트남 수출/ 2023년 11월 전통식품품질인증(농수산식품부)/ 2022년 8월 현재 인터넷쇼핑몰 납품(10곳) 및 급식 납품 중이다.

차재○씨, “아버지께 용돈 드리고 싶어요”

최선○ 훈련지원인, “오히려 배우고 있어 감사”

옐로우푸드에서 작업중인 차재○씨와 훈련지원인
옐로우푸드에서 작업중인 차재○씨와 훈련지원인

장성읍 성산에서 아버지와 살고 있는 올해 28살 차재씨는 지난 20222월부터 ()옐로우푸드에서 재활직업훈련에 참여 중이다. 관내 고등학교까지 졸업했지만 사회경험은 없다가 직업재활훈련에 참여하게 되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고집이 세며 위생관리가 안 돼 대인관계 중 언어예절 수준이 낮아 어느 대상에게도 반말하기 일쑤다. 집중력이 낮아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을 못한다.

그럼에도 차재○씨 무슨 일이든 긍정적으로 참여해 약속시간을 잘 지키고 다른 훈련생들과도 곧잘 어울리는 친화력을 가졌다. 또 작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몇 번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잘 따라하며 이해력도 높았다.

훈련 초기에는 작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훈련 중 졸거나 핸드폰을 사용하는 등 주의력 결핍 중상을 보이고 했으나 반복 훈련 후 이해도도 높아지고 집중력이 향상됐으며 스스로 개인위생 관리에도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하루빨리 취업해 아버지께 용돈을 드리고 싶은 게 차재○씨 작은 소망이다.

 

(주)옐로우푸드에서는 현재 차재○씨 혼자 직업재활훈련을 받고 있는데 차재○씨와 함께 출퇴근과 재활작업을 함께하고 있는 최선○ 훈련지원인은 “직업재활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한지 2주밖에 안 돼 아직은 낯설다”면서도 본인이 재활훈련 장애인을 도운다기 보다 “이렇게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어 보람되고 기쁘다. 오히려 내가 날마다 배울 수 있어 감사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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