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에 변전소 설치? 절대 안돼” 뿔난 주민들
“우리 마을에 변전소 설치? 절대 안돼” 뿔난 주민들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1.06.2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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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면 주민들 ‘변전소반대투쟁위’ 출범...한전.권익위 항의 방문
투쟁위, ‘2017년 공고, 2021년 선정은 엉터리’ 절차 부당 주장
신장성 변전소 설립 반대를 주장하는 주민들이 나주 한전 본사에 몰려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신장성 변전소 설립 반대를 주장하는 주민들이 나주 한전 본사에 몰려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투쟁위 출범...강력 반대 입장>

장성군 동화면 구룡리 일대에 설치 예정인 ‘신장성변전소’와 관련, 주민들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투쟁위를 발족, 한전과의 전면투쟁에 나섰다.

‘장성변전소 건립반대 투쟁위원회(위원장 김점수)’는 지난 23일 나주 한전 본사 앞에서 집회를 갖고 “한전의 일방적인 변전소 설립 계획을 철회하고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줄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투쟁위는 이튿날인 24일엔 권익위원회를 방문해 신장성변전소 건립의 부당함을 알리고 이에 합당한 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에도 장성군청을 방문해 유두석 군수에게 주민들의 뜻을 전달했다.

투쟁위는 변전소가 들어설 구룡리 일대를 중심으로 한 동화면 구룡, 송계, 월산리 주민과 삼서면 홍정, 두월리 주민, 삼계면 능성, 상도리 주민 등 3개면 7개 마을 주민이 참여해 지난달 31일 꾸려졌다. 지금까지 주민 5백여 명의 반대서명을 받아냈다.

투쟁위는 지난달 27일 마을 앞 현수막 설치를 시작으로 31일 청와대와 권익위, 산자부, 한전, 장성군청 등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반대투쟁에 돌입했다.

<주민들은 왜 반대하나?>

투쟁위는 변전소 설치를 위한 지역공모 과정이나 주민홍보, 지역 선정 절차 등이 모두 부당하다며 권익위를 포함해 산자부, 한전, 장성군 등에 문제점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발전소 위치가 마을에서 불과 260여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건강에 치명적인 위험시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투쟁위가 권익위에 밝힌 쟁점으로는 △당초 공모기간이 2017년 8월까지임에도 불구하고 수차례 번복을 거쳐 2021년도에 응모하여 현 위치로 정한 것은 공모계획 자체가 부당한 것이며 △대상지역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변경된 주변 마을에 공청회나 설명회 등을 거치거나 동의를 구하지 않았으며 △한전 측이 피해주민들에게 어떤 홍보기회도 없이 한전에 협조적인 추진위원들만을 대상으로 여론을 호도하여 동의를 끌어내는 매수행위를 했고 △추진위원 선출도 전체 주민 회의에서 선출절차를 거치치 않는 등 대표성이 없어 절차의 위법성을 주장하고 있다.

변전소가 설치돼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서도 원래 사업목적이 광주 서부권역 개발에 따른 전력 부하 증가에 대비한 것으로 빛그린산단, 진곡산단, 어등산관광단지, 하남 3지구, 평동 2차산단 등에 공급할 계획이었는데 장성군에 위치한 나노산단을 포함시켜 전력을 공급한다고 거짓 답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전의 입장은 확고불변?>

한전은 ‘더 이상 건립 장소 변경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투쟁위의 최근 반발에 대해 한전 광주전남건설지사 변전건설부 장영윤 팀원은 24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면서 “(기존 입장에 대해) 설득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산자부의 승인이 언제 날지 모르지만 승인이 나게 되면 사업계획과 이에 따른 공청회 일정도 잡을 예정”이라며 올 11월이나 내년 4월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부 승인과정에서 환경이나 재해 등을 고려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때는 여건에 따라 상황이 변동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나?>

한전의 신장성변전소(처음 공모 당시 명칭은 장성광산변전소) 설치 계획은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됐다. 한전은 그해 1월 변전소 입지를 주민공모 방식으로 추진, 2016년 장성군과 광산구청 관계자, 장성군의회와 광산구의회 등을 방문해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그해 11월 동화면 이장단 협의회에서 사업설명회를 가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7년 6월에 구봉마을과 광산구 왕동마을 두곳이 공모에 응했으나 10월에 장성군 동화면 구룡리 47-4번지 일대가 대상지로 확정됐다. 하지만 2019년 3월 이 곳이 그린벨트지역이라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 후에도 한전은 동화면 구룡리 일대에 두 차례에 걸쳐 입지를 선정했으나 주민 반대로 추진이 어렵자 2021년 현 위치인 동화면 구룡리 산 99-1번지로 낙점하고 산자부에 사업승인을 신청했다. 한전 2023년 12월까지 장성 동화면 구룡리 일대에 총 사업비 750억원을 투입해 345kV 신장성변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대책위 주민들이 한전 직원들과 대화 도중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대책위 주민들이 한전 직원들과 대화 도중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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