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칼럼] 생우우환 사우안락(生于憂患 死于安樂), 어려움에 직면하면 살아남는 법!
[편집국 칼럼] 생우우환 사우안락(生于憂患 死于安樂), 어려움에 직면하면 살아남는 법!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2.06.27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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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를 활어차로 오랜 시간 운반할 때, 고기가 죽거나 기운이 없게 된다. 그러나 운반하는 활어차에 천적인 사나운 물고기를 한두 마리 넣어두면 다른 물고기들이 팔팔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죽을힘을 쓰며 살아남는다는 논리다.

실제로 미국 수산업자들은 동부에서 갓 잡은 활어를 고가에 팔기 위해 며칠씩 걸려 서부로 이동하면서 이같은 방법을 쓴다고 한다.

부모를 잃거나 이혼하여 할머니가 손주를 키우는 어려운 이웃 소식을 자주 대한다. 그런데 이런 할머니들은 80, 90세가 되어도 꿋꿋이 생활전선에서 손주들을 챙긴다. 얼굴에 검버섯이 솟고 손등이 갈라 터져도 할머니는 온몸으로 견뎌 나간다. 할머니가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그 어린 것들이 어찌될지 모르는 판이기에 정신을 놓을 수가 없다. 이분들에게 치매란 한가한 변명일 뿐이다. 할머니가 챙기지 않으면 천애의 고아가 되어 고아원으로 넘겨지거나 어디서 죽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끝까지 돌볼 수밖에 없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맹자께서 이런 말씀을 남겼다.

생우우환 사우안락(生于憂患 死于安樂)이라. ‘어려움에 부딪힌 사람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든 살아남지만, 안락한 생활을 영위한 사람은 반드시 죽게 된다’는 말이다.

까마득한 과거인 2311년 전, 성인 맹자께서 오늘날 안일함만을 추구하는 우리들에게 던지는 위대한 교훈이다.

맹자의 가르침에는 막힘이 없다.

‘하늘은 큰일을 맡기고자 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의지를 고통스럽게 한다. 그의 몸을 수고롭게 하고, 굶주림에 시달리게 하며, 그의 처지를 궁핍하게 하여 하는 일마다 어긋나게 만든다. 이는 인내하는 성품을 길러 마음을 다잡고 그가 잘할 수 없었던 일에 힘을 보태어 주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생우우환(生于憂患)의 교훈이다.

이와 반대되는 사례가 있다.

프랑스에서 유명한 ‘삶은 개구리 요리’ 과정이다. 이 요리는 손님이 앉아 있는 식탁 위에 버너와 냄비를 가져다 놓고 개구리를 산 채로 냄비에 넣고 조리하는 방법이다.

이 때 물이 너무 뜨거우면 개구리가 펄쩍 튀어나오기 때문에 처음엔 냄비 속에는 개구리가 가장 좋아하는 20도 내외의 온도의 물을 부어둔다. 그러면 개구리는 따뜻한 물이 아주 기분 좋은 듯이 가만히 엎드려 있다. 그러면 이 때부터 약한 불로 물을 서서히 데우기 시작한다.

아주 느린 속도로 서서히 가열하기 때문에 개구리는 자기가 삶아지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45°C쯤 되면 흰 배를 위로 뒤집은 채 기분 좋게 잠을 자면서 죽어간다.

잠시 뒤에 손님들이 뒤집힌 삶은 개구리 요리로 맛의 향연을 즐길 줄도 모르고...

이것이 바로 사우안락(死于安樂)의 교훈이다.

모든 생명체는 안락한 환경에 처하면 무기력 해져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죽음에 이른다. 이성과 미래 상상력을 가진 인간은 그 사우안락 대표적 존재다. 안락한 삶의 환경은 그 개체를 도태시키는 수렁이다. 그들은 이렇게 묻고 스스로 답한다.

“먹고 살 것? 당장 먹고 살 것이 있으니까 미래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세태 변화? 그것도 뭐 굳이 따라갈 필요 없고 적당히 지켜보며 동행하면 된다.

대인관계? 나는 나일뿐,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까지 걱정할 필요 없다.”

급변하는 환경은 반동과 반응을 요구하는데 풍요로움에 안주하는 인간이 점점 나태해져 가는 징후들이다. 이 같은 안일한 응전 자세는 그 자신과 사회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요인이 된다. 인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고 했다.

제때 응전하지 않으면 패망한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들의 편안한 삶을 책임지겠다며 온갖 공약을 쏟아냈다. 사회 곳곳에 무상복지와 포플리즘이 만연되면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삶의 열정이 사라지고 있다. 인간의 생존 유전자가 나약해져 가고 있다. 국가와 지자체가 어떻게든 살게 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생존 진리는 여전한데 인간은 서서히 죽어가는 냄비 속 개구리인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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