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미뤄온 상무대 명상원 '썬플' "이번엔 기부채납 될까?"
2년 넘게 미뤄온 상무대 명상원 '썬플' "이번엔 기부채납 될까?"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2.10.17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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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백양사에 ‘10월까지 안하면 철거 명령’ 공문

상무대, “계속 미루려면 차라리 가져가” 격앙된 목소리
상무대 명상원 썬플 내부 모습
상무대 명상원 썬플 내부 모습

백양사가 상무대 장병과 가족들을 위해 건립한 명상원 ‘선선플레이스’(약칭 ‘썬플’)에 대한 사용승인 허가신청을 2년이 넘도록 미루고 있어 지탄을 받고 있다. <장성투데이 2022년 1월 24일자 보도>

급기야 수년 동안 썬플의 준공과 사용을 애타게 기다리던 상무대 장병과 가족들은 “이럴 거면 차라리 건물을 허물던지 백양사가 가져가라”며 격앙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썬플은 백양사가 장성군 삼계면 상무대 내(삼계면 사창리 10-2번지) 2,760㎡ 규모로 7억 원의 건립비를 들여 2019년에 공사를 시작, 2020년 완공했다. 건축물은 윤경식 한국건축학회장이 혼신의 힘을 다해 명상원에 걸맞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설계해 영국에서 열린 2021년 세계건축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던 뛰어난 작품이다.

당초 백양사는 썬플을 2020년 6월에 준공을 마치고 개관식을 가진 뒤 상무대에 기부채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시 책임을 맡은 토진 주지 스님이 임기 2년 만에 다른 곳으로 떠나고 2020년 5월 무공 스님이 새 주지스님으로 부임하면서 준공에 문제가 발생했다.

그 동안 상무대 측은 수차례 개관을 요청해 왔고 건축을 맡은 건설사도 준공을 희망했으나 백양사 측은 준공 연기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채 지금까지 준공과 기부채납을 미루고 있다.

때문에 공사가 끝난 뒤 아무런 관리 없이 2년이 지나면서 썬플은 건물 지붕이 파손되거나 건물 일부가 부식되는 등 관리부실의 징후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상무대를 관리하고 있는 국방부시설단은 백양사에 “10월까지 준공을 마치고 기부채납하라. 그렇지 않으면 불법 건축물로 철거명령을 내리겠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백양사의 한 관계자는 12일 장성투데이와 전화 통화에서 “건축과정과 건축물에 여러 하자가 나타나 절차가 늦어졌다. 건축공사 도중에 감리단을 교체했는데 자료가 이관되지 않아 내용증명을 보내 자료를 요청했다. 이왕에 기부채납하기로 한 이상 더 미룰 필요가 없다고 본다. 10월까지는 계획대로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지체된 이유가 공사를 둘러싼 자금 유용 의혹과 부실공사 발생, 백양사 내부의 알력, 이를 둘러싼 조계종 호법부의 판결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결코 간단히 끝날 일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백양사 측이 줄곧‘곧 기부채납하겠다’는 공언을 수차례 남발해왔기 때문이다.

사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백양사는 토진 전 주지스님이 썬플 건립비 7억 원을 투입하면서 종회를 통하지 않은 채 결정하고 건축업체와 감리단을 임의대로 선정하는 등의 문제로 조계종단 내 재판부인 호법부에 판결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토진 전 주지스님 측은 지난 1월 장성투데이 보도 당시 “부실공사는 없었다. 모두가 군인 가족과 지역사회를 위한 일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본 상무대 관계자는 “준공허가가 나지 않아 함부로 출입할 수도 없어 건물에 열쇠를 채운 채 방치한 사이 건물 곳곳에서 자재가 떨어져 나가는 등 망가지고 있다. 넘겨주려면 빨리 넘겨야 서로 피해가 없다”며 관리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장성투데이의 첫 보도가 나간 이후 국방부 시설관리단과 백양사 관계자가 수차례 만나 조속한 이전을 촉구했고, 백양사 무공 주지스님 역시 이를 약속했으나 지금까지 미루고 있다”며 백양사가 명확한 처분을 내려주기를 호소했다.

준공된 지 2년이 넘어 썬플 지붕 일부가 파손된 모습.
준공된 지 2년이 넘어 썬플 지붕 일부가 파손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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